블록체인 프로젝트 스팀이 5월 2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하드포크를 예정하고 있다. 하드포크 관련 공지는 5월 19일 오후 11시(한국시간)에 업로드된다. 해당 하드포크는 지난 3월 일어난 하이브 하드포크와는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하드포크의 배경과 쟁점을 살펴보기 위해 조인디가 스팀잇 기반 보상 사이트 트리플A 증인 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트리플A는 하이브 하드포크 이후 증인 상위 20위를 확보한 국내 프로젝트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Q> 하드포크를 실시한 배경은?
“지난 3월 하이브 블록체인이 체인 분리를 하면서 일정 계정들을 에어드랍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대해 그들은 ‘탈중앙화에 반대한다는 계정들을 제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저 하이브 하드포크 이전 증인들이 했던 행동에 동의하지 않고 스팀 재단과 구 증인 사이에서 중재를 했던 유저들이 제외됐을 뿐이다.
문제는 3월 하이브 하드포크 이후의 상황이었다. 그들은 하드포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스팀 블록체인 생태계를 다음과 같은 방법들로 공격했다.
1.네트워크 안정성 훼손: 다른 종류의 노드 버젼과 무의미한 가격피드등으로 교란
2.봇 사용을 통한 무한 소액 전송으로 블록 램 스패밍(RAM spamming) 실시
3.다른 스팀 유저들에게 사이트 이용 거부감을 심어주기 위해 공격적이고 무의미한 스팸 댓글 작성. 그 외 댓글 사용이 불가능해질 정도의 장문 댓글과 공격성 댓글 등
4.그들이 구 증인이던 시절 지켜왔던 POB(두뇌증명) 정신에 어긋나는 댓글 파밍, 셀봇 파밍 등을 실시해 스팀 리워드 풀 악용
5.루머 전파를 통한 가짜 뉴스 전파
6.공개적으로 유저 공격, 개인정보 수집, 살해 협박
이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하드포크를 실시하게 됐다.”
Q> 이번 하드포크로 변경되는 사항은?
“기본적으로 이번 하드포크는 파워다운 기간을 13주에서 4주로 줄이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투자자와 사용자가 좀 더 쉽게 스팀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중요한 것은 재단 주관이라기보다는 증인들이 주관이 되어, 필요할 경우 스팀잇 재단에 협조를 구하는 방식으로 하드포크가 구현됐다는 점이다. 추가적으로 스팀 블록체인을 안정화하기 위해 시드노드 리스트 업데이트도 이번 하드포크때 같이 병행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23.0하드포크에는 그동안 스팀 블록체인에 있던 공격에 대한 대응도 포함돼 있다. 앞서 언급한 하드포크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스팀 블록체인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거나 스팀 홀더들의 정당한 자산을 압류한 계정들에 대한 계정 압류가 예정돼 있다. 이는 스팀의 네트워크 안정성과 사용자 환경개선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치라고 판단해 포함시키게 됐다.
Q> 하드포크 관련 공지 시점과 정확한 업데이트 시각은?
“하드포크 관련 공지 시점은 5월 19일 오후 11시(한국시간)에 스팀잇 내 @softfork22888 계정을 통해 업로드 된다. 공지와 함께 관련 코드도 같이 오픈된다. 하드포크 업데이트 시각은 현재 5월 20일 오후 11시로 예정돼 있다. 코드는 23.0 버전으로 업데이트된다.”
Q> 하드포크 체인 분리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현재 메인 증인들은 합의 하에 23.0으로 가도록 돼 있다. 거래소와도 연락을 통해 코드가 공유돼 있는 상태다. 만약 23.0으로 업데이트하지 않는 증인들이 있다면, 그들끼리 22.0 버전으로 포킹된 체인을 발생시킬 것이다. 물론 해당 체인에는 23.0에 적용될 변화는 없다. 이론적으로 봤을 때 22.0 코드를 돌리는 증인들이 충분하다면 스팀의 체인 분리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Q> 하드포크 이후의 계획은?
“현재 스팀 증인들이 지난 하이브 하드포크 이후 급하게 서버를 준비하고 증인이 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 이제 어느정도 체계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다. 하드포크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기존 체계가 얼마나 매도 압박을 겪어왔는지 깨닫게 됐다. 그런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지속적인 스팀 생태계의 체질 개선을 이뤄 나가겠다. 또한 블록체인 안정성과 사용자 환경 개선을 우선하여, 이전과 같이 현재의 위치를 지키는 스팀이 아니라 사용자와 투자자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스팀에 집중하면서 기능을 추가하고자 한다”
Q> 그동안 기존 체계가 얼마나 매도 압박을 겪어 왔는지 깨닫게 됐다고 했다.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다.
“구 증인이 벌인 일과 연관이 깊다. 이를 알기 위해선 3월 하드포크 이전에 증인 1위였던 블록트레이드(@blocktrades)의 행적을 살펴봐야 한다. 블록트레이드는 스팀 초기부터 마이닝을 했던 핵심 인물 중 하나였다. 실체는 댄 노스테인(Dan Nostein)이라는 사람으로 블록트레이드 외에도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문제는 이후 2019년 말까지 스팀잇 재단으로부터 개발비 등의 명목으로 3년간 2500만 스팀을 넘게 받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일종의 개발자 기금인 SPS를 설계하기도 했다. 명목은 개발자 기금이었지만 실상은 구 증인들이 비용을 챙겨갈 수 있는 창구로 이용됐다. 현재 하이브에서 똑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SPS가 실제로 그런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고, 결국 소수의 증인들과 그 주변인들에게 보상을 나눠주기 위한 툴로 쓰이고 있다. 하루에 1000HBD(SBD)를 63일동안 요청하면서, 이미지 서버를 구축하는데 5만 달러 이상을 가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개발비를 재단에 요청하지 않고 직접 보상 풀에서 가져가는 방식이다.
블록트레이드는 스팀잇에서도 동일한 방식을 활용했다. 이에 대한 블록트레이드의 계정과 자금들은 거래소 메모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종합했을 때 3년동안 2000만 스팀 이상을 스팀잇 재단에서 받고 거래소로 옮겼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블록트레이드는 22.2 하드포크 당시 구 증인 투표를 위해 @darthknight라는 세컨 계정을 남용하기도 했다. 이때 @darthknight가 300만 스팀이 넘는 스팀파워업(파워업 액수가 커질수록 증인 투표 영향력이 커짐)을 진행했는데, 거래소 메모를 확인한 결과 블록트레이드의 계정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과 관련한 거래내역 증거도 있다. 해당 증거는 스팀 내 트랜잭션 툴을 이용해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블록트레이드가 남용했던 스팀 내 SPS는 현재 재단의 협조를 통해 막아둔 상태다.”
Q> 하드포크 사전 공지 시간을 늦게 설정한 이유는?
“3월 하드포크 이후에도 하이브 측에게 지속적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한 사항을 정비하기 위해 비교적 늦게 설정하게 됐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공지는 하드포크 하루 전인 19일 오후11시에 업로드 된다”
Q> 이번 하드포크가 현재 스팀 증인들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진행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현재 증인 업무를 생업으로 하는 스팀잇 메인 증인은 거의 없는 상태다. 개인 이익을 위한 운영이라면, 차라리 단순 포스팅을 하거나 디앱(DApp)을 개발해서 제품 판매를 하는 쪽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Q> 블러트(Blurt)라는 신규 프로젝트의 에어드랍 소식도 들린다. 어떤 경과로 나오게 된 프로젝트인지 알려달라.
“스팀잇에서 일하던 BIRDINC라는 사람이 있었다. 주로 B2B나 거래소 연락 등을 맡았었다. 이후 하이브 하드포크가 일어나면서 BIRDINC는 하이브 측으로 넘어갔다. 그런데 BIRDINC는 하이브 증인은 아니라서 업무에 대한 별도의 보상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하이브 측에 SPS를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냐고 문의를 넣었다. 하루에 300불 정도의 보상을 요구했지만, 하이브 측이 거절하면서 쫓겨나게 됐다.
이후 BIRDINC는 자신 또한 체인을 분리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정확하게 어떤 형태로 체인 분리를 하겠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다음과 같은 사실은 밝혀진 상태다.
1.분리 시 하이브와는 달리 제외 계정 없이 모두 에어드랍
2.스냅샷은 밝혀진 바와 같이 20일 오후 2시경 기준 실시
3.다만 체인 론칭 일자는 7월 4일 예정
4.초기 체인의 증인들은 2년간 증인 활동 보장 등의 혜택 제공
론칭 날짜가 7월 4일인 것으로 봤을 때, 론칭 후 5월 20일 진행한 스냅샷을 강제로 데이터베이스화해서 계정 별로 쏴주는 형태가 될 듯하다. 하지만, 이를 명확히 하는 체인 분리 방식 등의 구체적 정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Q> 하이브 하드포크 이후 스팀잇 운영 지연이 잦은 이유는?
“운영 지연이 잦은 것은 그동안 구 증인들이 구축한 시스템 체계를 한번에 다 빼면서 발생한 부분이 있다. 또한 하이브 측의 공격 등으로 인한 이유도 있었다. 이번 하드포크를 통해 수년간 겪어왔던 정체에서 벗어나, 건전하게 각자 도생과 성장의 길을 모색하는 밑거름을 만들 예정이다.”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https://joind.io/market/id/2098
※조인디와의 전제 계약을 통해 게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