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관리 프로젝트 트로이(TROY)가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의 라이브 음성 방송 AMA(Ask Me Anything)에서 다수 투자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대부분의 투자금을 손해본 데다 트로이가 제대로 업무를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심지어 트로이가 투자자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트로이에 100만달러를 투자한 중국 암호화폐 매체 훠싱차이징의 창립자 왕펑은 “지난해 우리가 투자한 프로젝트 중 손해본 건 트로이가 유일하다”며 “돈만 받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 회사를 상대로 법정 소송까지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트로이 측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신규 프로젝트 중 트로이의 성과가 최악은 아니다”라며 “적어도 우리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트로이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암호화폐 벤처캐피털(VC) 블록VC가 사실상 트로이와 같은 회사이지 않느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둘은 별개로 운영되는 독립 회사다”라고 반박했다.
#사건의 시작은?
5월 26일 중국 암호화폐 매체 블록비트에 따르면 이날 저녁 진행된 위챗 AMA에서 트로이는 다수 투자자들로부터 사기 의혹을 받았다. 트로이는 암호화폐 업계의 ‘프라임 브로커(Prime Broker)’라고 자칭하며, 기관과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브로커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이다. 현물은 물론, 레버리지ㆍ파생상품ㆍ데이터분석ㆍ커스터디ㆍ대출 등 다양한 기능을 한 계좌로 통합하는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2019년 12월 트로이는 바이낸스 IEO(암호화폐거래소공개) 플랫폼 런치패드에 상장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트로이는 이날 방송에서 최근 출시한 브로커 SaaS(Broker Softeware as a Service)에 대해 설명하던 중 왕펑 훠싱차이징 설립자가 돌연 “우리 회사가 지난해 투자한 프로젝트 중 유일하게 트로이가 손실을 봤다”며 “자기 회사도 어려운데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어떻게 가능하냐”고 지적했다. 왕펑은 또 “CZ(장펑자오 바이낸스 설립자)에게 트로이를 상장폐지할 것을 건의하겠다”며 “이러한 속임수가 계속되지 않도록 법정 소송까지 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 직후, 트로이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던 투자자들이 잇달아 등장했다. 중국 암호화폐거래소 MXC의 설립자 mx가 “우리도 투자했다가 한 푼도 못 건졌다”고 밝힌 데 이어 중국 VC 크립토캐피털 역시 “지난해 트로이에 투자했는데 70%가 손실이 났다”고 토로했다.
#트로이와 블록VC 관계는?
유명 암호화폐 벤처캐피털인 블록VC와 트로이 간 관계에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해 7월 블록VC는 NGC 벤처스와 함께 트로이에 수백만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는데, 사실은 트로이와 블록VC가 한 회사라는 것이다. 왕펑은 “블록VC가 겉가죽을 바꿔 내놓은 게 트로이”라고 비난했고, 비티씨트레이드닷컴 설립자 장서우쑹도 “블록VC는 사기꾼 집단”이라고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장서우쑹은 “2018년 블록VC가 2000만달러어치 현금과 주식을 가져가고서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주장했다.
#트로이 입장은?
블록VC와의 부정 관계 의혹에 대해 트로이는 “엄연히 다른 별개의 회사”라며 극구 부인했다. 투자를 받은 건 맞지만 한 회사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해명이다.
투자자들의 거센 반응에 대해선 “트로이가 투자자와 관계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는 것을 최근 깨달았다”며 “다만 (시장 악화로 인한) 트로이 코인 가격 부진을 이유로 팀 전체를 공격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트로이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나온 신규 프로젝트 중에서 트로이의 성과가 최악은 아니다”라며 “시장에는 엄청난 부진을 겪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다”고 부연했다.
왕펑의 말과 달리, 트로이가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트로이는 “코인 발행 이후 트로이는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최소한 일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로이의 이 같은 해명에도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중국 매체 진써차이징은 “트로이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상당수 투자자들은 이미 몇몇 프로젝트에서 비슷한 현상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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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디와의 전제 계약을 통해 게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