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냐’s B노트] 블록체인 플랫폼 카르다노(ADAㆍ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11위)가 6월 말 셸리 업그레이드를 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에이다가 즉각 반응을 보였습니다. 5월 28일(현지시간) 발표 후 하룻새 가격이 16% 뛴 겁니다. 기대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6월 1일 오후 업비트에선 전일 대비 4.47% 높은 93.6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는 2017년의 상승장이 또 다시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나옵니다.
#에이다, 셸리 업그레이드 소식에 가격 UP
28일 카르다노 창립자 찰스 호스킨슨(Charles Hoskinson)는 6월 말 셸리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공개된 셸리 로드맵을 보면 9일 모든 사람에게 테스트넷을 개방하며, 16일 테스트용 지갑을 구현합니다. 8월 18일에는 첫 스테이킹 보상을 할 계획입니다. 호스킨슨은 늦어도 7월 20일까진 셸리 업그레이드를 무조건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소식에 60원대 수준이던 에이다가 5월 28일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31일 100원을 돌파하고는 다시 90원대로 내려오긴 했지만 또 다시 오를 거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코인 커뮤니티를 보면 이러한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심지어 한 이용자는 대출까지 받아 에이다를 풀매수한다는 결단까지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사실 에이다는 2017년 코인 버블을 주도했던 ‘아슨스리(아다(에이다)ㆍ스테이터스ㆍ스텔라루멘ㆍ리플)’ 중 하나입니다. 당시 10월만 해도 기껏해야 20원이 안 되던 게 12월 들어서는 2000원을 돌파하며,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줬습니다. 물론, 버블이 사라진 후 50분의 1토막 나면서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죠.
과거에 엄청난 펌핑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보니, 모처럼 찾아온 호재에 사람들이 흥분할 만도 합니다.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더리움 공동설립자가 만든 카르다노
에이다의 명성에 가려졌지만, 사실 에이다의 블록체인 플랫폼 카르다노(Cardano)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2015년 처음 등장했을 때 이더리움 공동설립자 중 한 명인 찰스 호스킨슨이 직접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죠. 호스킨슨은 2013~2014년 이더리움 구조와 암호화를 설계했고,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라설 만큼 막강한 실력자입니다. 하지만 이더리움을 영리기업으로 만들고자 했던 그의 바람과 달리, 비영리기업으로 결론이 나자 그는 자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설립한 게 블록체인 개발사 IOHK입니다. 여기서 그는 카르다노와 에이다 등을 개발했습니다. 참고로 이더리움 경영 업무를 맡았던 제레미 우드(Jeremy Wood)도 이때 나와서 IOHK 공동설립자가 됐고,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역임하다 올해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카르다노는 세 가지 조직이 유기적으로 운영하는데요. IOHK와 카르다노재단, 이머고(Emurgo)입니다. 셋의 역할은 제각기 다릅니다. IOHK는 카르다노의 연구개발(R&D)을 담당하고 재단은 프로젝트 비전 수립과 기술 홍보, 커뮤니티 조성 등을 맡습니다. 이머고는 카르다노의 상업적 활성화와 투자 유치를 전담합니다.
#이더리움과 리브라의 특성을 모두 담다
그렇다면 카르다노는 어떤 형태의 블록체인일까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입니다. 이더리움에 바탕을 둔 터라 기술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성능 면에선 이더리움을 뛰어넘는 3세대 블록체인으로 꼽힙니다.
카르다노의 가장 큰 특징은 결제와 컴퓨팅을 분리한 것입니다. 결제 레이어(CSLㆍCardano Settlement Layer)는 계정 단위를 가지고 트랜잭션 처리를 담당하는 회계 레이어입니다. 원장 거래를 지원합니다. 컴퓨팅 레이어(CCLㆍCardano Computing Layer)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행하고 디앱(DAap)을 관리합니다. 법규 준수 확인과 고객신원확인(KYC)도 지원합니다. 분리된 CSL과 CCL은 사이드체인으로 연결합니다.
이렇게 두 레이어를 구분한 이유는 수정이 쉽기 때문입니다. 이더리움의 경우 트랜잭션과 스마트 컨트랙트가 동시에 처리되기 때문에 이중 하나만 따로 떼어내 수정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한계로 지적됐습니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포크(업그레이드)를 할 때도 레이어가 분리된 게 더 유리합니다. 특히 포크의 경우, 굳이 하드포크를 하지 않더라도 소프트포크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해 훨씬 간편합니다. 이처럼 카르다노는 유연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합의 알고리즘은 ‘우로보로스(Ouroboros’라는 새로운 지분증명(PoS)을 채택했습니다. 기존 PoS의 한계로 꼽히는 소수의 지분 독점과 그에 따른 그라인딩 공격(Grinding Attackㆍ랜덤 변수 조작)을 막기 위해 코인토싱(Coin Tossingㆍ공정한 랜덤변수 생성)을 이용합니다. 코인토싱의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네트워크 구성원 모두가 랜덤변수 생성에 참여하게 만들어 개인의 조작 여지를 줄이는 것입니다.
카르다노가 지향하는 건 전세계 금융 소외 계층에게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신원인증 시스템이 없고 금융 시스템이 낙후된 지역의 30억명 인구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지원해주자는 게 목표입니다. 페이스북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리브라(Libra)와 흡사합니다.
이더리움과 리브라 성격을 모두 담은 카르다노에서 사용되는 암호화폐가 바로 에이다입니다. 2017년 10월 1일 첫 발행됐고, 총 발행량은 450억개로 한정돼 있습니다. 이중 260억개는 이미 유통되고 있습니다.
#5단계 로드맵, 곧 2단계 시작
앞서 카르다노가 셸리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카르다노의 개발 로드맵은 어떻게 구성될까요. 5단계로 이뤄집니다. 바이런(Byron)ㆍ셸리(Shelley)ㆍ고겐(Goguen)ㆍ바쇼(Basho)ㆍ볼테르(Voltaire) 순입니다.
각 단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선 바이런은 카르다노의 첫 단추를 꿰는 단계입니다. 이 기간 결제 레이어가 론칭했고, 블록은 IOHK가 유지하는 노드에 의해서만 검증ㆍ생성됐을 뿐 일반 이용자에게 허용되지는 않은 시기입니다.
셸리에서부터 이용자 범위가 확대됩니다. 에이다 보유자들이 직접 스테이크풀(노드)을 만들고 지분위임을 수행함으로써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위임과 인센티브 계획, 커뮤니티 채택을 위한 보상 시스템이 도입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바이런과의 차이점은 ‘탈중앙화’입니다. 셸리 단계가 완성되면 카르다노의 탈중앙화는 다른 메이저 블록체인 네트워크보다 50~100배 이상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고겐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구현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이때부터 디앱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스마트 컨트랙트 생성 절차를 간소화해 프로그래밍 능력을 갖추지 못해도 얼마든지 이용 가능합니다. 또한 자체 토큰도 생성할 수 있습니다.
바쇼는 네트워크 확장성과 상호운용성을 향상시키는 단계입니다. 핵심은 사이드체인의 도입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사이드체인은 결제와 컴퓨팅 레이어를 서로 연결해주며, 다양한 실험 체인을 메인 체인에 안전하게 잇는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볼테르는 네트워크 참가자들이 개선방안을 제안할 수 있는 온체인 거버넌스를 실현하는 단계입니다. 또한 네트워크의 지속 발전을 위한 펀드 조성이 가능해집니다. 트랜잭션 수수료의 일부를 모아 개발 활동에 쓰게 됩니다. 투표와 재무 시스템이 모두 갖춰지게 되면서 카르다노는 진정한 의미의 탈중앙화를 실현하게 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카르다노는 IOHK의 손을 떠나 커뮤니티에 의해 운용됩니다.
#Sonia’s Note 가격 펌핑에 가려진 카르다노의 진면목
‘일본의 이더리움’이라 불릴 만큼 카르다노는 유독 일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에이다가 일본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았는데도, 결제 서비스에 에이다를 지원하는 사례까지 하나둘씩 나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투기 목적이라고 치부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블록체인 자체에 대한 신뢰도 높은 편입니다. 카르다노는 지난해 일본 다큐멘터리 ‘자본주의-2019년의 소망’에 소개됐고, NHN방송은 카르다노를 가리켜 ‘신뢰할 수 있고 과학적인 프로젝트’라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 같은 호평에 대해 호스킨슨은 금융 취약 계층을 지원하겠다는 카르다노의 의지가 일본에서 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국내에선 어떨까요. 아직까지는 가격 펌핑에만 관심이 큽니다. 셸리 업그레이드 소식은 에이다 가격을 끌어올리는 호재로 작용할 뿐, 카르다노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물론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기대할 만한 게 딱히 없다는 의견도 이해는 됩니다만, 좀더 후한 점수를 줘도 괜찮지 않을까요. 이미 우리 주변엔 각종 스캠과 소위 ‘먹튀’ 프로젝트들이 난무합니다. 늦더라도 차근차근 로드맵을 밟는 건전한 프로젝트가 하나라도 절실한 때입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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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디와의 전제 계약을 통해 게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