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그라운드X의 한재선 대표가 클레이에 대해 “투자 자산이 아닌 유틸리티 토큰”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주관한 제 1회 웨비나에서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한 대표는 위와 같이 말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지난 3일 출시된 클레이튼 암호화폐 지갑 ‘클립’을 웨비나 주제로 정하고 청중에게 사전 질문을 받아 한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클레이 국내 상장과 퍼블릭 블록체인 기술 발전은 별개 문제”
그라운드X는 업비트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리퀴드 글로벌, 게이트아이오 등 해외 거래소에 클레이를 공식 상장했다. 국내 기업의 토큰임에도 공식적인 원화마켓 상장은 없었다.
최근 갑작스럽게 클레이 국내 상장 러시가 시작됐다. 지닥이 그라운드X와 협의 없이 원화마켓에 클레이를 상장하면서부터다. 지닥을 시작으로 체인파트너스의 데이빗, 코인원이 연달아 클레이를 상장했다.
그라운드X는 협의 없이 상장이 진행됐다며 에코시스템 파트너였던 지닥과 코인원과의 파트너십을 종료했다. 이에 그라운드X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표방한다면서도 거래소의 상장에는 개입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해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기술을 성장시키는 것과 거래소에서 상장하는 건 별개의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가급적이면 상장에 대해 거래소와 협의해서 걸음을 맞춰가고자 한다”며 “국내 거래소 상장은 (특금법 등) 규제와 맞춰 갈 예정이라 주도적으로 국내 상장을 추진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클레이, 투자 수단 아닌 ‘유틸리티 토큰’
한재선 대표는 클레이를 비트코인 등과 같은 투자 수단이 아닌 스테이블 코인과 같은 유틸리티 토큰(특정 블록체인 플랫폼 상에서 스마트 계약에 의해 생성되고 관리되는 암호화폐)이라고 설명했다. 유틸리티 토큰인 클레이를 카카오 그룹 차원에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한 대표는 “클립을 블록체인 관점에서 카카오 그룹 계열사들의 서비스에 어떤식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그 일환으로 클립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다른 암호화폐의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자신의 브런치에 ‘클레이=유틸리티 토큰’의 개념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클레이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의 플랫폼 토큰(특정 플랫폼 블록체인에서 활용되는 코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플랫폼 토큰의 가치는 (중략) 결국 플랫폼에서 어느 정도 규모의 사업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느냐로 귀결될 것”이라며 “그라운드X가 집중할 일은 클레이튼 위에서 성공적인 사업들이 쏟아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암호화폐는 여전히 고객에게 어려운 개념”이라면서 “클립은 암호화폐를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객에게 어떻게 디지털 자산을 인식시킬 것인지 고려해 일반인들이 점점 더 디지털 자산의 영역으로 넘어올 수 있도록 만드는 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이 거래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한 대표는 “클립을 기획하면서 가장 경계했던 것이 토큰의 시세차익으로 인해 클립 서비스보다 클레이가 부각되는 것”이었다며 “거래소에서의 클레이 가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플랫폼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클립의 다음 단계는?
클립의 평균 체류 시간은 2분 18초다. 지갑으로 토큰 전송 이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보니 이용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한 대표는 “아직 클립으로 할 게 없다 보니 체류 시간이 짧다”며 “클립 서비스의 다음 단계로 NFT 토큰(대체 불가능한 토큰)을 획득해서 보유하거나 전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NFT 토큰과 관련된 것들은 외부 파트너사들과 협업을 통해 진행될 계획이다.
한편, 한 대표는 자신의 브런치에 클립 출시 후 1주일간의 성과를 정리한 글을 올렸다. 클립은 출시와 동시에 하루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으며 12일 기준 15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클립 가입자 중 17%는 클레이를 한 번이라도 카카오톡 친구에게 전송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이벤트(선착순 10만명 지급)로 클레이를 지급받은 이용자의 대다수(75%)는 클레이를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
전체 가입자 중 35세 이하의 비율은 52.2%를 차지해 대체로 젊은 세대가 가입을 주도했다. 한 대표는 “클립의 주요 타겟인 MZ세대(35세 이하로 가정) 가입자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