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중국이 동아시아 지역 암호화폐 계획을 구상하고, 미국에서는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 계획을 조정하는 등 세계적인 디지털 통화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니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치자문기구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회의에서 10명의 위원들이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한국 원화, 홍콩 달러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 통화를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다.
동아시아 지역 디지털 통화 제안자 중에는 중국 유명 여행사 씨트립(Ctrip)의 공동창업자 닐 셴 등 유력 인사들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16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되는 셴 회장은 중국 최고의 벤처캐피털 투자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 제안의 주요 내용은 새로운 지역 통화는 민간이 개발해야 하며, 관련국 경제 규모에 맞춰 위안화와 엔화가 각각 60%와 20% 이상의 가치를 차지하도록 하는 것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니케이아시아는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가 중국 입장에서는 통화 바스켓으로 위장한 디지털 달러와 다를 바 없어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동아시아 지역 디지털 통화 계획이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리브라가 엔화 고정 스테이블코인 계획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일본이 동아시아 디지털 통화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