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는 사회, 다른 말로는 ‘지갑 없는 사회’이기도 하다. 카드 결제, 계좌이체 심지어 교통카드까지 스마트폰 하나면 충분하다. 이 스마트폰이 결제를 넘어 신분증 역할도 하기 시작했다.
25일 KT, SKT, LGU+ 이동통신 3사가 내놓은 ‘패스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봤다. 이통 3사, 경찰청, 도로교통공단이 함께 개발한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규제 샌드박스로 선정돼 규제 임시 허가를 획득했다.
◈ 이통3사 신원인증 앱 ‘패스’에 운전면허증 등록…블록체인 기술 사용
모바일 운전 면허증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패스(PASS) 앱을 설치해야 한다. 패스를 설치하고, 휴대폰 본인 인증을 진행하고, 간편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된다.
가입 절차를 완료하면 나타나는 메인 페이지에서 모바일 운전면허증 메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각종 개인정보활용 약관에 동의하면 운전면허증 등록 절차가 시작된다. 동의를 요하는 약관 중 꽤 많은 항목이 거절 가능한 광고성 항목이다. 꼼꼼히 살펴보고 신중하게 동의해야 한다.
본격적으로 운전면허증을 등록해본다. 스마트폰으로 운전면허증을 촬영하면 정보를 자동 인식하는 방식이다. 완벽하게 인식이 되지는 않는다. 숫자 0과 알파벳 O, M과 N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후 수정이 필요하다.
정보 입력이 끝나면 이통3사는 경찰청 운전면허 시스템에 접속해 운전면허증 진위를 검증한다. 여기에 위변조 방지와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들어있다. 블록체인을 이용하지만, 속도는 빠르다. 검증은 바로 완료된다. 패스 앱을 설치하고 운전면허증을 등록하기까지 5분이 걸리지 않는다.
◈ 개인정보 노출 적어서 좋지만…사용처 부족 아쉬워
모바일 운전면허증에는 실제 면허증에 있는 증명사진과 QR코드, 바코드만 나와 있다. 생년월일,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는 노출되지 않는다.
현재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편의점뿐이다. GS25와 CU 두 곳에서 술·담배를 구입할 때 신분증으로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제시할 수 있다. 내달부터는 서울 강남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운전면허증 갱신, 재발급 등 업무에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활용할 수 있다.
CU를 찾아가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제시했다. 마치 계산하듯 바코드를 찍으니 바로 인증에 성공했다. 보안을 위해 바코드와 QR코드는 30초에 한 번씩 새로운 코드로 갱신된다. 화면 캡처도 불가능하다. 점원은 “직원들끼리 테스트해 봤을 땐 문제 없이 인증이 완료됐다”며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제시한 손님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직접 사용해보니, 모바일 운전면허증의 기능 자체에는 만족했다. 등록 속도도 빠르고, 사용처에서도 모바일 운전면허증의 효력 및 사용 방법을 모두 숙지하고 있었다. 인증 과정에서도 성인임을 인증할 뿐, 몇 살인지 어디 사는지 등은 알리지 않아서 좋았다.
다만, 운전면허증의 본래 목적에는 사용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현재로서는 운전 중 경찰의 검문이 있을 시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제시할 수 없다. 경찰청에서 교통 경찰 검문 등 행정 서비스에 이를 적용하는 것을 논의 중이지만 도입 여부와 시기도 미정이다.
내년에는 정부가 직접 발급하는 모바일 운전면허증도 나온다. 이통3사의 모바일 운전면허증과는 별개다. 행정안전부는 현재 운전면허증이 활용되는 모든 분야에 정부 발행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사용하게 할 계획이다.
디센터 노윤주 기자
https://www.decenter.kr/NewsView/1Z46DF5OOU/GZ02
※디센터와의 전제 계약을 통해 게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