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클레이튼을 두고 투자자와 그라운드X의 입장이 계속 엇갈리고 있다. 그라운드X는 여전히 플랫폼 토큰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투자자들은 클레이튼을 투자 수단으로 보고 있다.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에서 발행된 암호화폐 ‘클레이’에 대해 ‘플랫폼에서 이용되는 유틸리티 토큰’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해왔다. 한재선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클레이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의 플랫폼 토큰”이라면서 “플랫폼 토큰은 플랫폼 운영 보상과 트랜잭션 수수료를 처리하기 위해 설계됐지만 이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플랫폼 토큰은 특정 플랫폼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특히 탈중앙화를 특징으로 하는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유저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리워드’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자발적 참여를 위한 리워드는 퍼블릭 블록체인에 토큰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그라운드X도 클레이튼이 ‘클레이’를 통해 참여자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
한 대표는 클레이튼의 목표에 대해 “플랫폼 토큰의 가치는 플랫폼이 담고 있는 사회경제적인 가치가 얼마나 되느냐로 결정되는데, 우리가 할 일은 클레이튼 위에서 성공적인 사업들이 쏟아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투자자들은 클레이를 ‘유망한 투자 수단’으로 인식하기 급급했다. 카카오라는 대기업이 클레이의 뒤에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클레이 투자 열풍은 클립 출시와 함께 지급한 클레이로 시작됐다. 클립 출시 이벤트로 선착순 10만명에게 클립 50개를 지급한 것이 투자를 부추겼다. 당시 클레이 50개는 약 9000원 상당이었다. 클레이가 시장에 나오면서 관심이 높아지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너도나도 클레이를 상장하기 시작했다.
지닥을 시작으로 코인원, 데이빗 등의 거래소가 원화마켓에 클레이를 상장했다. 클레이가 국내 시장에 등장하면서 가격은 크게 뛰었다. 클립 출시 이벤트로 지급됐을 당시 180원에 거래되던 클레이는 거래소에 잇따라 상장되고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한때 400원을 넘기기도 했다.
가격이 급등하면서 클레이는 유망한 투자수단으로 주목받게 됐다. 특히 국내 대기업인 ‘카카오’가 연관된 암호화폐임이 알려지면서 장기투자 종목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대기업이 연관된 만큼 향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암호화폐 투자자는 “국내에서 대기업이 자회사를 통해 암호화폐를 발행한 것은 카카오가 처음이다. 대기업이 운영하기 때문에 미래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 예상하고 꾸준히 물량을 모으고 있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클레이의 사용성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는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다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클레이를 쓸 수 있는 곳이 전혀 없다”면서 “그라운드X는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길 원하지 않지만 이용성이 없는 현 시점에서 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클립에 디앱에 탑재되지 않은 점(다운로드 할 수 있는 링크 정도만 제공하고 있다), 클레이를 이벤트로 지급한 점 등도 클레이를 투자수단으로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디앱이 연동되지 않은 채 클립이 출시돼 클레이의 사용성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클레이를 투자 수단으로만 인식하게 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벤트로 클레이를 시장에 풀어버림으로써 거래소 상장 논란도 스스로 부추긴 것”이라면서 “완전하지 못한 클립이 클레이를 투자 수단으로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