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저소여 기자] 2018년 8월 출시된 불편함은 다양한 사람들이 경험한 불편들을 작성하고 판매해 보상을 받는 불편 경험 판매 플랫폼이다. 여기에서 사용하는 토큰이 클립에 탑재된 BOX 토큰이다.
불편함 앱은 소셜벤처 닛픽(nitpick)이 개발했다. 김준영 닛픽 대표에 따르면, 맛없는 식당이 많은데 포털 사이트에 맛집만 검색되는 것이 불편했다. 이 계기로 친구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맛없는 가게와 메뉴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강점(Strength)
불편함은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앱이다. 클레이튼은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글로벌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앱은 사용자의 개인정보 및 제보 내용이 암호화돼 토큰으로 저장된다. 기업은 앱에서 블록체인을 통해 출처 인증을 거친 제보 내용을 데이터로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사용자는 다양한 브랜드, 기관에 대한 불편함을 작성하고 판매할 수 있으며 채택이 되면 BOX 토큰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사용자의 “이것만 바꿨으면 좋겠다”, “분위기가 좋은데 음식이 맛없다”, “식당과 너무 멀리 있는 화장실”, “동네 가로수 등불이 고장나 컴컴한 길” 등 불편했던 경험을 글로 기재하면 돈이 될 수 있다.
먼저 글을 작성하기 위해 ‘불편 판매자’로의 등록이 필요하다. 핸드폰 인증을 거쳐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판매자가 될 수 있다. 판매자로 등록되면 1BOX의 토큰을 받는다. 불편한 경험이나 요구하는 개선사항이 구체적일수록 글의 가치가 높아진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게 되면 보상도 커진다. 그러나 모든 글에 보상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획득한 BOX 토큰으로 앱 안에서 기프티콘을 구매할 수 있다. 기프트콘은 커피전문점이나 편의점 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고 카카오톡 친구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불편함을 당장 겉으로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한국인들의 요구를 공략한 게 먹혔다. 2018년 8월 서비스를 론칭한 불편함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였다. 불편함은 하루 2000건, 한 달 6만~7만건씩 모이는 이용자들 의견을 단순한 불편이 아닌 신뢰도 있는 정보로 가공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약점(Weakness)
불편함의 이용후기를 보면, 이용자가 올렸던 글이 해당 기업에 전달되고 보상으로 15BOX 토큰을 받았다. 앱 내 쇼핑 카테고리에서 450BOX 토큰으로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하나 살 수 있으니, 1BOX 토큰당 약 10원의 가치가 있다. 글을 하나 올린 대가로 150원 정도의 보상을 얻은 셈이다. 글쓰는 노력에 비해 가치가 높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기회(Opportunity)
지난 4월 닛픽은 ’21대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등 새로운 불편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닛픽은 “감정적 불편을 가장 많이 느끼는 주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준영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신생 정당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유권자들의 선택에 어려움이 커진 것도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설한 계기라고 덧붙였다.
닛픽 관계자는 “기존 브랜드 대상으로 사용자의 불편함을 판매하는 기업간(B2B) 서비스가 아닌, 온전히 사용자 불편을 수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슈 카테고리를 개설했다”며 “특히 이번에 선거제도가 바뀌면서 정당 자체에 대한 불편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 전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스크 구매에 어려움을 겪거나 손 소독제 품귀현상으로 국민 대다수가 불편함을 겪었다. 이에 닛픽은 지난 3월 불편함 앱에 마스크 구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의 주류로 등장한 것도 ‘불편함’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앞으로 30년간 소비 시장을 지배할 밀레니얼 세대들의 특징 중 하나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재화와 서비스의 소비에 따른 불편함을 표현하는데도 거리낌 없다.
어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물론 정치나 사회 이슈에 대해서도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노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며, 그것을 공유하는 문화 역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불편함’에 기회가 될 것이다.
위협(Threat)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이나 서비스 등에 대한 피드백을 직접 받고 있다. 다시 말해, 기업들이 상품이나 서비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점차 필수가 되고 있다. 불편함 앱처럼 블록체인 등의 새로운 기술을 투입하지 않지만 실시간 대응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불편함을 표현할 수 있는 SNS 플랫폼의 존재 역시 ‘불편함’에게는 위협적인 존재다. 사람들은 ‘불편함’에 글을 쓰고 받는 보상보다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글을 올리고 타인과 소통하는 것에 더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라는 신조어의 탄생 역시 이러한 맥락과 맞닿아 있다.
So What?
김준영 닉핏 대표는 불편함에 대해 “일본에는 ‘불만매입센터’라고 해서 사람들의 불편 의견을 사서 만든 제품을 파는 곳이 있다”며 “‘8000명의 불편한 의견으로 제작한 침대’라는 식으로 마케팅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래의 전략에 대해는 “사용자에게 사회 이슈와 관련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불편을 표출하고 개선점을 제안토록 하는 행동을 학습시켜 향후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브랜드로 대상을 확장코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