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7월 8일(한국시간) BTC 마켓에 고머니2(GOM2)를 상장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해당 코인의 전신인 GOM은 지난해 시사저널에 의해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가 배후에 있는 코인으로 의혹을 받았다. 한때 1GOM당 120원까지 치솟았던 이 코인의 후신인 GOM2는 현재 약 12원에 거래되고 있다. GOM에서 GOM2로 하드포크 스왑이 이뤄질 당시 일종의 액면병합이 이뤄진 걸 감안하면, 가격이 약 1/100로 줄어든 셈이다. 병합 비율은 10:1이었다.
#‘이희진 코인’ 논란 빚은 GOM… 한때 효성과 시총 비슷
GOM2의 전신 GOM은 지난해 시사저널에 의해 배후에 이희진씨가 있는 것으로 의혹을 받은 코인이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GOM을 발행한 반려동물 앱(App) 개발사 ‘네오로켓’은 사내이사로 노모씨가 등재돼 있었으나, 정작 해당 회사의 매각 협상을 주도한 것은 이희진씨의 동생 이희문씨였다. 이에 덧붙여 시사저널은 “매각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옥중에 있는 이희진씨가 개입해 매각 논의를 중단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의혹이 제기되던 시기 GOM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네·비트소닉 등에서 거래됐다. 한창 코인 가격이 상승했을 때는 1GOM당 120원 수준까지 폭등했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대기업이자 코스피 시가총액 136위에 올라있는 효성(약 1조3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애니멀고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과는 관련 없어”
이후 GOM의 개발사 네오로켓은 사명을 ‘애니멀고’로 바꾸고 추가 상장을 추진했다. 지난 3월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GOM의 후신 GOM2가 신규 상장됐다. 또한 같은 시기,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에 지난해 불거진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당시 공시에 따르면, 애니멀고 측은 “이희진씨는 애니멀고 관련 주식이나 투자 세부사항이 없다. 다만, 이희진씨의 남동생인 이희문씨는 애니멀고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 시드 투자자로 활동했다. 그러나 시사저널 보도 이후 애니멀고와 관련한 모든 투자를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업비트 상장으로 다시 이희진씨와의 관련설이 제기되자 애니멀고 측은 7월 9일 “이희진씨와는 전혀 무관하다. 이는 쟁글 공시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도 여러차례 소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업체는 “이에 대해서는 국내 대형거래소인 코인원과 업비트에서도 면밀히 조사한 바 있다”며 “이러한 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면 국내 대형거래소에 상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 하반기 대표 교체와 함께 GOM2 스왑 단행
GOM의 경우 2019년 하반기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의혹과 가격 폭등 이슈가 터진 것도 2019년 8월이었으며, 이후 대표·사명·GOM 코인을 교체한 시기 역시, 지난해 하반기의 일이다. 2019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애니멀고 대표는 김성호씨가 맡고 있다. 그는 애니멀고 외에도, 서울훈치과그룹 회장 겸 공동대표, 화장품 제조업체 유원아이 대표를 맡고 있는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회사들의 지주사로 볼 수 있는 메디클의 공동 대표이기도 하다.
GOM2는 지난해 하반기 하드포크를 통해 발행된 GOM의 후신 격인 코인이다. 하드포크 사유는 ‘기존 GOM 시세의 소수점 현상’ 때문이었다.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어 스왑을 추진했다는 것이 애니멀고 측의 설명이다. 하드포크 비율은 10:1이었다. 10개의 GOM이 1개의 GOM2로 변경되는 방식으로 스왑이 이뤄졌다. 곧, 2019년 당시 GOM의 120원과 현재 GOM2 시세가 약 12원인 것은 1/10 수준의 가격 하락이 아니다. 실제로는 1/100 정도의 하락이 발생한 셈이다.
#이상한(?) GOM2 토큰 분배… 코인원 지갑이 홀더 1위?
최근 코스모 사태로 거래소의 상장 기준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해당 주제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는 프로젝트의 토큰 분배 건전성이다. 코인원 리서치에 따르면 GOM2의 총 발행량은 10억개이며, 유통량은 2억1943만개다. 토큰 분배는 생태계 기금(50%), 판매용 토큰(20%), 팀 물량(15%), 예비 기금(10%), 마케팅(5%) 등의 구조다.
그러나 이더스캔을 통해 GOM2 실제 토큰 분배 현황을 살펴보면, 코인원 지갑으로 표시돼 있는 물량이 홀더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주식으로 따지면 현재 GOM2 최대주주는 주체가 불확실한 코인원 내부의 한 지갑인 셈이다. 이 지갑은 전체 물량의 약 15%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코인원 리서치에 명시돼 있는 토큰 분배율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러한 시장의 문제제기에 대해 애니멀고 측은 “코인원 리서치의 고머니2 토큰 분배 구조는 고머니토큰을 처음 발핼했을 때의 기준이고, 백서에 쓰여진 할당량 그대로이다”고 설명했다. 코인원 지갑으로 표시된 물량이 왜 홀더 1순위인지에 대해서는 “해킹피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하나의 지갑에 대량의 토큰을 넣어두는 것을 지양하고 안전을 위해 분배해 콜드월렛 등에 보관하고 있다”며 “이러한 분배는 고머니2 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로 관리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업비트의 GOM2 상장 기준은?
이미 지난 3월 코인원이 GOM2를 상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업비트의 GOM2 거래 지원이 유독 화제가 되는 이유는 최근 코스모 사태와 연관이 깊다. 코스모의 COSM이 발행량을 비롯한 여러 논란에 휩싸이자 해당 코인을 상장한 거래소들의 대응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런 상황에서 업비트는 7월 7일 COSM 상장 폐지를 공지했다. 그런데 하루만에 토큰 분배 건전성에 대해 의심 받는 코인을 BTC 마켓에 상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업비트 관계자는 “업비트의 전체적인 상장 기준은 홈페이지 내 ‘디지털 자산 상장 정책’을 통해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코인에 대한 상장 기준을 따로 안내하지는 않고 있다”며 “GOM2뿐만 아니라 개별 코인에 대한 상장 기준을 이전부터 따로 내놓지 않아 왔다”는 덧붙였다.
애니멀고 측 관계자는 “코스모코인 논란과 우리(고머니2)는 전혀 무관하다”며 “고머니2는 발행량과 유통량에 대해 한 번도 허위 기재를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기사가 나간 뒤 애니멀고 측이 본지에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애니멀고 측의 입장(하이라이트된 부분)은 추가로 반영했습니다.
https://joind.io/market/id/2637
※조인디와의 전제 계약을 통해 게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