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1만 비트코인(BTC) 이상 보유한 이른바 비트코인 고래들의 주소 숫자가 14개월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13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스에 따르면 12일 현재 최소 1만BTC 보유한 주소 숫자는 103개로 2019년 5월 이후 최저로 집계됐다. 1만 BTC는 금액으로 약 9300만달러에 해당된다.
일부에선 비트코인 고래 주소가 감소한 것을 매수 압력 약화 신호로 간주하지만 한편에서는 비트코인 탈중앙화 추세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견해를 제기한다.
암호화폐 유동성 제공업체 GSR의 공동 설립자 리차드 로젠블럼은 코인데스크와의 텔레그램 채팅을 통해 “큰손들이 보유 물량을 줄이는 것은 약세 신호지만 시장의 탈중앙화가 더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강세 신호”라고 밝혔다.
지난 몇 달간 목격된 중형 규모와 소규모 주소 숫자의 증가는 로젠블럼의 견해를 지지해준다고 코인데스크는 평가했다.
글래스노드 데이터에 의하면 12일 기준 최소 1000BTC 이상 보유한 주소 숫자는 2155개로 4월의 2097개와 비교해 거의 3% 증가했다. 또 최소 1BTC, 0.1BTC, 0.01BTC 보유한 주소 숫자 역시 각기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이 같은 데이터는 비트코인의 소유권이 비교적 소수 고래들로부터 보다 많은 숫자의 소액 투자자들로 옮겨지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 한다. 로젠블럼은 “시간이 지나면서 (비트코인이)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들의 손으로 분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고래들이 보유 코인을 여러 개의 주소로 분산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자 플랫폼 eToro의 암호화폐시장 분석가 시몬 피터스는 “고래들이 위험 관리 목적에서 자신들 소유 코인을 모두 한 주소에 보관하지 않고 옮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트코인 주소 숫자의 증가와 감소가 투자자 증감 추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미지 출처: 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