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트위터 해킹 사건으로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존재가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해커가 15일(현지시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등 유명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을 해킹한 뒤 비트코인으로 송금을 권유하는 사기성 메시지를 발송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이번 사건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일부에선 이미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돈세탁 및 테러자금 조달 등 불법 활동과의 연관성이 높다며 강력 규제를 주장해왔다.
16일 크립토브리핑에 따르면 많은 트위터 사용자들은 해킹 소식이 전해진 뒤 비트코인 금지를 촉구하는 트윗을 날렸다. 뉴욕 타임스의 조시 배로 기자도 트위터를 통해 “만일 암호화폐가 불법으로 규정됐더라면 이런 사태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며 암호화폐 불법화를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오히려 비트코인의 장점이 부각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 해킹과 관련, 비트코인의 신뢰도가 타격을 받게 될 수 있음을 지적했지만 다른 한편에선 비트코인의 장점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CNBC 방송은 암호화폐기업 일립틱(Elliptic)을 인용, 이번 트위터 해킹의 피해액은 총 12만1000달러로 추정된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러 암호화폐 전문 매체들도 해커들에 속아 송금된 비트코인들의 움직임을 잇따라 전달하고 있다. AMB크립토는 현금의 경우 이 같은 추적성은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트위터 해킹과 관련된 진짜 문제는 비트코인이 아니라 중앙화된 시스템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는 탈중앙화를 내세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는 유리한 흐름이다.
미국 연방하원의원 톰 에머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문제가 아니다. 중앙화된 통제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크립토브리핑은 이번 해킹 사건이 현재의 인터넷 인프라가 지니는 결점을 더 많이 노출시킴으로써 앞으로 분산 플랫폼 수용을 촉진시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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