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회사 그레이스케일이 지난 3주간 BTC 매수 발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레이스케일은 올해 2분기에만 자사 암호화폐 상품에 9억 58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끌어 모은 업계 대형 기관이다. 또한 5월 반감기 이후 약 1달동안 1만 9789BTC를 매입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왜 BTC 매수 중단했나…관계자 “SEC ‘침묵기간’ 때문”
그간 그레이스케일은 BTC를 매수할 때 공식적으로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일정한 양식을 제출해왔다. 업계 관계자들도 이러한 양식을 통해 그레이스케일의 매입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올라왔던 이 양식은 지난 6월 25일(현지시간)을 마지막으로 찾아볼 수 없다. 올해 2분기 자사 암호화폐 상품에 9억 580만 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사실과는 달리, 3분기 매입 현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그레이스케일 관계자는 “SEC의 침묵기간(Quiet Period)때문에 매입 여부를 행정적으로 공개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침묵기간이란 특정 기업이 일정 기간동안 어떤 언론매체에도 회사 실정을 공개하지 않아야 하는 기간을 뜻한다. 자사 BTC 매입량 역시 회사 실정에 포함되므로 그동안 양식을 올리지 못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인 셈이다. 그러나 관계자는 “그레이스케일의 침묵기간은 7월 10일(현지시간)부로 끝나 지금은 SEC에서 열람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투자자 매수가 줄어들면 그레이스케일의 매입량도 줄어들어
문제는 7월 10일 이후에도 매입 발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는 것에 있다. 그레이스케일 측이 BTC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 판단으로 투자를 일시 중단했을 가능성을 염려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레이스케일이 운용하는 GBTC(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투자신탁) 등의 암호화폐 상품은 일반 헤지펀드처럼 단순 매매차익으로 수익을 얻는 시스템이 아니다. 자사 암호화폐 상품을 이용하는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따라 일종의 배당을 지급해줘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BTC를 꾸준히 매입해온 측면이 크다. 현재 그레이스케일의 암호화폐 상품에 가장 큰 수요를 보이고 있는 집단은 기관투자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레이스케일의 지난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자사 암호화폐 펀드에 투자된 돈의 84%는 기관투자자로부터 나왔다.
#기관 투자 수요가 주춤하고 있는 까닭은?
결국 그레이스케일은 SEC의 침묵기간을 감안해도 장기간 매수세가 멈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레이스케일의 BTC 매입 시스템상, 전체 84%를 차지하는 기관 투자 수요 하락이 매입 중단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암호화폐 미디어 코인텔레그래프는 “7월 휴가기간으로 인해 기관 투자 수요가 감소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 업계 관계자는 “BTC 펀더멘탈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수요 하락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몇 년 전부터 불거진 비트코인 ETF나 실생활 응용 사례가 제자리걸음이다. 여기에 5월 반감기 이슈에도 비트코인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보상량 감소를 통한 가격 상승 메커니즘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펀더멘탈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BTC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출처: 그레이스케일 홈페이지
박상혁 기자 park.s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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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디와의 전제 계약을 통해 게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