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DeFiㆍ탈중앙화 금융)의 예치금 규모가 조만간 4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대비 갑절 늘어난 규모다. 업계에는 디파이의 가파른 성장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혼재한다. 낙관론자들은 디파이 열풍이 단순한 거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는 최근 발생한 컴파운드 거버넌스 토큰 COMP의 가격조작 논란을 지적하며 디파이의 지속적인 팽창을 확신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디파이 예치금, 한달새 2배
7월 29일 암호화폐 분석 업체 메사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디파이에 예치된 자금 규모는 36억7000만달러로 불과 한 달 전보다 두 배 늘어났다. 이 가운데 암호화폐 담보대출 플랫폼 메이커다오(MakerDao)의 예치금 규모는 10억3000만달러(28%)로 업계 1위다. 그 뒤를 이어 컴파운드(7억9600만달러, 21.5%), 신테틱스(4억8300만달러, 13%)가 2~3위를 차지했다. 이 정도 속도면 디파이 예치금 규모가 40억달러를 돌파하는 것도 시간 문제다.
단기간 내 디파이 시장이 급성장하자 업계에선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라이언 왓킨스(Ryan Watkins) 메사리 애널리스트는 디파이의 미래를 낙관했다. 그는 “디파이 예치금은 전체 암호화폐 시장 규모의 1.5%에 불과하다”며 “메이커다오나 컴파운드, 밸런서 등 메이저 디파이의 시총을 전부 합쳐도 암호화폐 시총 5위인 비트코인 캐시(6.68%)보다 적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모가 작다는 건 앞으로 더 확장될 여지가 상당히 크다는 의미”라고 내다봤다.
#”자금 유입 없어도 디파이 성장 충분해”
왓킨스는 상위 30개 암호화폐들이 조정을 겪는 과정 가운데서 디파이가 성장할 공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하면 30위권 내 이미 죽었거나(라이트코인) 쓸모가 없는(도지코인) 암호화폐들이 즐비하고, 2017년 터무니없이 고평가돼 자금을 모은 경우도 적잖다”며 “크립토 시장 내 자금 배분배만 이뤄지면 디파이에 새로운 자금 유입이 없어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COMP 가격 조작 논란… 디파이 성장 확신 일러”
하지만 최근 컴파운드의 거버넌스 토큰 COMP의 가격 조작 논란이 일면서 디파이의 지속 가능성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있다. 디파이 시장 규모가 과도하게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디센트럴랜드 제품 총괄인 토니 셩(Tony Sheng)은 24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COMP은 출시 후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FTX 무기한 선물 시장에서 하루 동안 600만달러 이상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FTX와 폴로닉스 현물 시장에선 거래량이 150만달러에 그친 데 비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COMP 트레이더들은 FTX 무기한 선물 시장에서 비교적 적은 주문량으로 현물 가격을 올릴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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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디와의 전제 계약을 통해 게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