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안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경제가 정상화될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기술주 매도세가 심화하면서 상승하던 지수도 장 후반 하락 전환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4.53포인트(0.38%) 내린 2만7686.91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6.78포인트(0.80%) 하락한 3333.69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85.53포인트(1.69%) 하락한 1만782.82에 마감해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날도 장중 기술주에서 경기순환주로 갈아타기는 계속됐다.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기술주보다 경기순환주에 대한 수요를 키웠다.
장 후반 기술주 매도세는 더욱 심화했다. ‘집콕주’로 평가되며 강세를 보였던 아마존닷컴의 주가는 2.14% 하락했고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눈앞에 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는 2.97%, 2.34% 각각 내렸다.
기술주 약세로 장중 오름세를 유지하던 다우지수와 사상 최고치를 테스트하던 S&P500지수는 이미 약세를 보인 나스닥지수를 따라 모두 하락 전환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시장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메가캡 기술주에서 차익실현이 진행 중이며 뒤떨어진 업종으로 이것이 배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코로나19 추가 부양책이 합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날 민주당 지도부는 부양책 논의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협상 재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계속해서 주식시장에서 불안요소로 남아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과거 관계가 매우 좋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이것이 변했다고 말했다.
다만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 내용을 이행하고 있으며 이 같은 합의가 폐기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킹스뷰 자산 운용의 폴 놀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워싱턴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중국과 관련해 부정적”이라면서 “걱정할 것은 많지만 시장은 매우 완화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에 현재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계 최초로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이 승인을 받았으며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히며 주식시장 분위기를 띄웠다. 러시아가 안전한 백신을 빠르게 개발했다는 사실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시장이 백신의 조기 개발 가능성을 주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주식을 매수했다.
미국 제약사 존슨앤존슨(J&J)의 경영진은 로이터통신에 백신 개발이 성공적일 경우 10억 회 분량을 내년에 생산할 수 있다고 전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 부흐빈더 주식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앞으로 더 좋은 날들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시점을 불분명하지만, 주식시장은 백신 개발과 더 나은 치료제로 결국 팬데믹(pandemic·질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끝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톡퀘빌 에셋 매니지먼트의 존 페트라이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코로나19는 경제의 스위치를 꺼버렸고 그것은 매우 빠르게 일어났으며 백신이 생기고 이것이 대량공급되면 우리가 스위치를 다시 켤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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