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4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의 소비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의회의 휴회로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부양책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주말을 앞두고 투자심리는 위축됐다.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회담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30포인트(0.12%) 상승한 2만7931.02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8포인트(0.02%) 하락한 3372.8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3.20포인트(0.21%) 내린 1만1019.30에 마감했다.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시장수익률을 상회했던 기술주는 이날 종목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눈앞에 둔 애플의 주가는 이날 다우지수 약세를 주도하다가 0.09% 하락 마감했고 아마존닷컴은 0.41% 내렸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주가는 0.70% 하락했다.
반면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목표 주가 상향으로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1.83% 상승해 사상 최고치인 1650.71에 마감했다. BofA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800달러에서 1750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모건스탠리는 1050달러에서 1360달러로 올렸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도 소폭 상승했다.
이번 주 S&P500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테스트했지만 고점을 뚫고 오르는데 실패했다. 인스티넷의 프랭크 카페필레리 수석 디렉터는 보고서에서 “S&P500지수가 이번 주 몇 차례 사상 최고치를 뚫고 오르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하면서 많은 투자자는 이것이 시장의 (모멘텀) 고갈을 나타낸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1.8%, S&P500지수는 0.6% 각각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는 0.1% 내렸다.
경제 지표는 코로나19 이후 회복세 둔화를 가리켰다. 7월 소매 판매는 한 달 전보다 1.2% 증가에 그쳤다. 앞서 두 달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던 소매판매가 둔화하면서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개방 효과에서 힘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말 주당 600달러의 실업수당 추가 보조금 지급이 중단된 점 역시 경제 회복 속도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앱터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데이비드 웨그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경제 회복과 관련해 우리는 갈 길이 멀고 소득 지원은 소비자의 구매력을 향상할 수 있다”면서 “정부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2달간 강한 소매 판매 지표가 나온다면 그것은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 의회가 코로나19에 대한 합의 없이 휴회한 점 역시 시장을 불안하게 했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제시한 1조 달러보다 훨씬 더 지원금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공화당이 패키지 전체 규모를 늘리겠다고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협상 재개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장 후반 전해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 회담 연기 소식도 시장을 압박했다. 장중 상승 흐름을 보이던 일부 지수는 해당 소식에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지만 다우지수는 마감 직전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