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그 발생으로 일시 중단됐던 이더리움 2.0 최종 테스트넷 메달라(Medalla)가 조만간 재가동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증인 참여율이 지금보다 7% 더 늘어나면 곧바로 가동된다. 업계에선 최근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 인기에 힘입어 이더리움 2.0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기술적 요건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창립자도 “이더리움 2.0 구현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인정했다.
#검증인 참여율 엎치락뒤치락… 조만간 재가동
8월 20일 비콘스캔에 따르면 메달라 테스트넷의 검증인 참여율은 58.93%으로 네트워크 재가동이 머지않았다. 검증인 참여율이 66%에 도달해야 네트워크가 재개된다. 19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정보 업체 트러스트노드는 “오늘 안으로 네트워크가 재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14일 메달라 테스트넷은 클라이언트 중 하나인 프리즘(Prysm)에서 시간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구글의 클라우드플레어 러프타임(Cloudflare Roughtime)이 4시간가량 멈추면서 오류가 발생했다. 네트워크 내 시간차가 벌어지자 검증인들은 블록 검증을 잘못하게 됐고 거래 수수료와 보상도 챙기지 못했다. 프리즘 노드들이 사전에 적절한 대비책을 세우지 못한 점도 문제를 키웠다. 그 결과 블록 검증에 성공한 검증인 수가 75%에서 5%로 대폭 줄어들었고 검증인 참여율이 66% 밑으로 떨어지게 돼 네트워크가 일시 중단됐다. 이더리움은 과거 수차례 병목현상을 겪긴 했지만 테스트넷이라 해도 네트워크가 중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건이 발생한 뒤 벤 에딩턴(Ben Edgington) ETH 2.0 클라이언트 개발자는 “모든 클라이언트들이 네트워크 정상화에 힘을 합치고 있다”면서도 “다만, 네트워크를 정상화하더라도 검증자들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컨트랙트를 시작하는 것을 고려해야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실망감 커… 이더리움 2.0은 대체 언제?
메달라가 막 출시됐을 때만 해도 이더리움 2.0 비콘체인의 최종 테스트넷이어서 업계가 기대하는 바가 컸다. 비탈릭 부테린이 과거 언급했던 것처럼 잘하면 연내 이더리움 2.0이 모습을 비출 것이란 관측도 일부 나왔다. 테스트넷에 대한 참여도도 매우 높았다. 메달라가 출시된 지 일주일 만에 스테이킹 물량이 100만GöETH(테스트넷 상의 ETH)를 돌파했다.
하지만 이더리움 사상 네트워크가 중단되는 첫 사례가 나오면서 업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다행히 검증인 참여율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어 네트워크 재개에는 문제될 게 없겠지만 이더리움 2.0 출시가 더 멀어진 게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된다. 가뜩이나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Defiㆍ탈중앙화 금융)의 수요 급증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잦은 병목 현상을 겪고 있는데, 이더리움 2.0 출시가 계속 미뤄지면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서비스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는 데도 이를 제대로 담아낼 여력이 없는 것이다.
비탈릭 부테린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기술적 관점에서 이더리움 2.0을 구현하는 게 생각보다 매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더리움 2.0 로드맵을 수립할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고 버그가 생길 줄은 예상치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근본적 결함은 없기 때문에 결국은 시간 문제에 불과할 뿐”이라며 “최근 진행속도는 꽤 빠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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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디와의 전제 계약을 통해 게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