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의 1만2000달러 위 기반 구축 시도가 다시 한번 무산되면서 내주에도 비트코인의 1만2000달러 브레이크아웃(돌파)이 계속 암호화폐시장의 주된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8월 들어 몇 차례 1만2000달러 저항선을 시험했지만 심리·기술적으로 중요한 이 레벨을 지지선으로 바꾸는 데 실패했다. 인베스트 디바의 CEO 키아나 다니알은 최근 경제 전문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단기 강세 견해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이 1만2000달러 레벨 위에 자리잡았다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은 뉴욕시간 21일 오후 3시 50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1.39% 내린 1만1716.15달러를 가리켰다.
*비트코인 최근 한달 가격과 거래량 추이
비트코인의 1만2000달러 위 안착 시도가 거듭 무산되면서 일각에선 큰 폭 하락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조정 폭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이 당분간 범위 내 다지기를 이어가면서 1만2000달러 재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는 견해가 보다 설득력을 지닌다.
암호화폐 헤지펀드 비트불 캐피탈의 CEO 조 디파스콸레는 코인데스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가 목격한 조정은 시장이 열기를 식히고 숨을 고르기 위해 필요한 움직임”이라면서 “시장은 1만1000달러 ~ 1만1500달러 지지층에 기대 다지기를 하면서 또 한번 1만2000달러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싱가포르 소재 QCP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의 17일 1만2000달러 브레이크아웃은 거의 전적으로 숏스퀴즈에 의해 주도됐었다”면서 브레이크아웃 실패는 1만2000 ~ 1만2500달러가 상당 기간 주요 저항선이 될 것임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1만2000달러 재돌파 등 단기 움직임과 관련해선 미국 달러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외환 및 암호화폐 분석업체 퀀텀 이코노믹스의 설립자 마티 그린스팬은 구독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미국 달러로부터 힌트를 얻는 것 같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등 상당수 암호화폐들은 한동안 미국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반사이익을 얻었다. 달러의 지속적 약세를 점치는 투자자들이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 자산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인데스크 가격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8월 17일 기준 이전 4주 동안 9000달러에서 1만2400달러로 상승하는 동안 달러지수는 97에서 92로 하락했다.
그러나 달러는 이번 주 중반 반등을 시작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이 예상했던 ‘채권 수익률 곡선 통제(YCC)’를 당장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달러 지지 요인의 하나로 지목된다.
YCC는 단기 금리를 0%로 인하한 것만으로 충분치 않을 경우 장기 채권 매입을 통해 장기 금리를 끌어내리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부양책이다. 크립토글로브는 연준이 지금 YCC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장기 채권을 매입해 장기 금리를 더 낮출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연준 입장이 시장 기대만큼 온건한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돼 달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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