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글로벌이 YBREE(Yield Breeder) 입출금을 영구 정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로 인해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먹튀 논란이 또 다시 발생했다.
빗썸 글로벌은 지난 18일 공지를 통해 YBREE를 테더 마켓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YBREE에 대해 한국시간 지난 21일 오후 4시부터 입출금을, 22일 오후 5시부터는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거래가 시작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빗썸 글로벌은 “YBREE 가격 변동 이후 재단 측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23일 자정부터 입출금 서비스를 영구 정지했다.
거래소는 이어 “현재 YBREE 재단은 사전 안내 없이 모든 ETH를 Tornadocash 플랫폼으로 전송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자산 안전을 위해 해당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라며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한편, 빗썸 글로벌은 지난 21일 디파이 섹션을 오픈해 컴파운드, 루나, 만트라 다오, 크립토닷컴, 아식스 등을 상장했다. 당시 거래소는 앞으로 “우수한 디파이 프로젝트 상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YBREE, 어떤 토큰이길래?
YBREE는 CBDAO에서 하드포크를 진행해 생성된 토큰이다. 총 공급량은 1억 YBREE이며, 유통량은 200만 YBREE이다. YBREE는 얌, 연파이낸스, 컴파운드 등 다양한 디파이 농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YBREE 재단은 블로그를 통해 “우리 재단은 다양한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 프로젝트 작업 경력이 있는 개발자들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했으며 자신들의 정체를 밝히면 토큰 가치가 훼손되고 거버넌스가 중앙 집중화될 수 있으므로 “익명성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또 재단은 “사용자가 메이커나 컴파운드 등 다른 자산을 보유함으로 YBREE를 경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YBREE를 경작하기 위해선 잔고를 예치해야 한다. YBREE에는 다른 디파이와 마찬가지로 스테이킹 시스템이 있어 사용자가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YBREE를 30일간 예치해야 한다.
YBREE는 스테이킹한 사용자들에게 30일 동안 300%의 연이율을 확정적으로 보상한다고 주장했는데, 보상을 받으려면 YBREE ‘화이트 리스트’에 등록되어 있어야 한다. 이 리스트에 등록되기 위해선 최소 3일 동안 YBREE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거버넌스 프로토콜에 1번 이상은 참여해야 한다.
해당 재단은 지난 13일 트위터를 개설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기술 백서가 적힌 블로그 링크를 게시했다. 이후 17일 퍼블릭 토큰 세일을 진행했고, 다음 날인 18일에 빗썸 글로벌 상장 소식을 발표했다. YBREE는 토큰이 생성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빗썸 글로벌에 상장한 셈이다.
이후 오늘까지 YBREE 재단은 블로그, 홈페이지, 트위터 등에 어떠한 소식을 업로드하지 않았다. 흔한 텔레그램 커뮤니티 하나 만들지 않았다. 공시 플랫폼 쟁글이나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 등에도 YBREE라는 명칭의 암호화폐는 등록되어 있지 않다. 재단이 블로그에 올린 토큰 계약 지갑주소를 이더스캔에서 검색하면 모든 물량을 유니스왑 등에 이체한 상태라 현재 물량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온다.
◆ 잇따른 디파이 먹튀…해결책은?
지난 3일 한국인이 개발한 디파이 토큰 아스카 개발자가 잠적하면서 먹튀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 토큰은 유동성 풀에 100억 원의 자금이 약 10시간만에 모이면서 이목을 끌었고 1아스카당 최고 1600달러까지 상승했다. 개발자 잠적 이후 가격은 19달러까지 폭락했다. 지난 13일에는 출시 하루만에 4억 6천만 달러의 스테이킹 자금을 유치한 얌 파이낸스가 하루만에 ‘프로젝트 실패’ 선언을 해서 커브 토큰 75만개를 분실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
잇따른 디파이 먹튀에 대해 법무법인 황금률의 박주현 변호사는 “코인 발행 업체를 명확히 규제하는 법률이 없어 문제가 많은 대다수의 코인을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며 “거래소에서 애초에 상장 심사시 프로젝트 자본금이나 개발자 신원을 정확히 확인해야 이런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금법 시행 전 돈을 벌려는 세력이 마지막으로 돈잔치를 벌이는 것 같다”며 연이은 디파이 먹튀 배경에 대해 추측했다.
법무법인 한별의 권단 변호사는 먹튀 현상에 대해 “디파이 코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거래소에도 문제가 있다”며 “현재 이러한 상황을 규제할 수 있는 법률이 없지만 먼저 거래소가 상장에 신중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금법 상 디파이 토큰도 규제 대상이 되냐는 질문에 그는 “완전히 탈중앙화된 업체라면 규제가 힘들 수 있지만 많은 업체가 디파이를 가장한 씨파이(CeFi, 중앙화 금융)이기 때문에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특금법 시행 이후에는 이런 먹튀를 사전에 많이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