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빗이 시세 조작 혐의로 경찰에 압수수색을 받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코인빗 본사 사무실 등 여러 곳을 압수수색했다. 코인빗 운영진은 다수의 ‘유령 계정’을 이용한 자전거래(거래소 내부 계정끼리 코인을 사고파는 행위)를 통해 거래량을 부풀려 시세를 조작한 혐의로 수사받았다. 경찰은 코인빗이 시세 조작으로 얻은 수익을 천 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코인빗은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중이며 사실이 아님에도 오해받는 부분들에 대해서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기존에 진행하던 이벤트, 바이백, 프로젝트 등은 차질없이 진행될 예정이며 진행 상황 또한 공지사항을 통해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보도된 다른 매체들의 기사에 대해서는 “기사를 통해 보도된 내부 관계자는 과거 코인빗 재직 당시 내부거래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해 퇴사한 인물들”이라며 “해당 내용들은 본인의 추측으로 허구의 내용을 만들어 제보한 것”이라고 부정했다. 코인빗은 제보자들이 “오랜 시간동안 악의적으로 저희에게 금전적인 목적을 가지고 협박하며 악의적으로 활동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투자자 커뮤니티를 비롯한 시장에서는 코인빗의 이러한 발언에 회의적이다. 그동안 코인빗은 불투명한 회계 구조로 ‘깜깜이’ 영업을 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코인빗 운영사 엑시아의 외부감사를 맡은 예다움공인회계감사반은 엑시아가 제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의견 거절’을 명시했다.
당시 업체는 “우리는 회계연도의 재무제표 및 주석의 일부를 제공받지 못했다”며 “감사범위의 제한 때문에 회계감사기준에서 요구하는 감사절차를 수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감사의견의 근거가 되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며 의견 표명을 거부했다. 업체는 엑시아 감사보고서 중 “2018년 12월 31일로 종료된 보고기간의 재무제표는 감사받지 않은 것”이라고 표기했다.
코인빗이 미즈넷, 엠디에프, 렉스 등 면책조항을 담은 허술한 백서의 암호화폐를 단독상장해 이벤트를 벌인 점도 물의를 빚은 바있다. 코인빗 운영사 엑시아는 엠디에프와 이오를 공동 발행했고, 코인빗에 상장된 프로토 재단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에 코인빗의 상장과정이 투명한지, 상장 코인들이 믿을만한 프로젝트인지 의구심을 샀다.
암호화폐 전문평가기관 와이즈 레이팅스의 한국 파트너사 블록와이즈평가정보에 따르면 코인빗은 전체 상장 코인 45개 중 21개가 국내 코인일 정도로 많은 국산 코인을 상장했다. 그러나 이중 넥스트(NET), 덱스터(DXR), 텍스터G(DXG) 등 3개 암호화폐 만이 “U”라는 판정 불가 등급을 받은 것 외엔 어떤 신용등급도 받지 못했다.
또 코인빗은 지난 달 29일 공지로 밝힌 ‘특금법 준비과정 안내’에서 설명한 내용에 대해 거짓말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거래소는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사항에 따라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취득) 예비점검, 현장심사, 보완조치 점검 등의 현장방문이 연기됐으나 전담팀울 구성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8월에 ISMS 심사를 위한 최종 보안점검 및 추가 작업을 진행하고, 9월에는 ISMS 심사 신청, 실명 확인 및 입출금 계좌 발급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10월에는 ISMS 사전 심사를 받고, 11월에는 현장 심사를 받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ISMS 심사를 담당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이는 코인빗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정면반박해 논란이 불거졌다. 진흥원은 코인빗이 언급한 일정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인증이행기간을 2개월 연장한다는 것 외에는 전혀 협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코인빗은 이러한 의혹들을 부정하고 있다. 거래소는 “허위기사는 법적으로 대응하고 언론사에 해명 보도자료를 제공할 것이며 정확한 내용을 공지사항으로 안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