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지난 6월 공인인증서가 폐지된 이후 DID(분산신원증명) 서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DID 업체가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DID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 중 한 곳인 람다256을 처음으로 만났다. 정권호 람다256 CSO(최고전략책임자)는 DID에 대해 “우리의 역할은 고객들이 DID를 직접 체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람다256에서 DID 실무 최전선에 있는 그가 보는 DID 산업에 대해 들어보았다.
◆ 람다256과 루니버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람다256은 블록체인을 효율적이고 실생활에 알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루니버스는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개발 툴로 사이드체인을 제공한다. 고객이 블록체인을 도입할 때 직접 구축할 필요 없이 아마존 서버를 임대해 사용하는 것처럼 루니버스 기반 블록체인을 사용해 개발하도록 지원한다.
◆ 루니버스에는 어떤 서비스가 있는지 예를 들어 설명해달라
– 루니버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클라우드 기반 Saas(Software-as-a-service, 클라우드 기반 앱) 모델로 제공하는데, 크게 5가지 분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첫 번째는 싱가포르에서 진행하는 특금법 실행 시에도 필요한 KYC(고객신원확인)/AML(자금세탁방지) 관련 컴플라이언스 베리파이바스프이다. 또한 서비스 기업들이 직접 신원인증 할 수 있게 지원하는 DID 컨소시엄, 밀크와 하우(블록체인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등 블록체인 기반 포인트 통합 플랫폼, 공증 서비스 플랫폼 ‘루니버스 노털’, 인도네시아 루피아와 1:1로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 사업 등이 있다. 다섯 가지 사업을 기반으로 데이터 확보를 위한 DID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DID는 무엇이라고 보나
– DID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미 고객들은 신원확인하며 기업 서비스를 받고 있다. 구글로 로그인하기, 카카오로 로그인하기 등이 그 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개인정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점차 자신의 데이터 가치를 정확하게 알게 될 것이다. 어니스트 영에서 출판한 ‘슈퍼 컨슈머’라는 리포트를 보면 미국, 유럽 소비자들은 이미 자신의 데이터 가치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기조는 곧 우리나라로도 넘어올 것이다. 데이터 주체가 주도권을 갖게 되는 것이다. 데이터 주권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게 블록체인 기반 DID라고 본다. DID는 소비자에게 데이터를 축적하는 창구이자 모니터할 수 있는 연결고리라고 본다. 우리 회사가 DID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변화의 초석을 다질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 DID 사업에 이미 여러 업체가 뛰어들고 있는데 람다256이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해당 서비스가 활성화되려면 이용자 수가 많은 기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야놀자 같은 업체와 실사용 사례를 만들고 있는데 이러한 점이 람다256의 차별화라고 생각한다. DID가 언젠가 지금 공인인증서 자리를 대체하겠지만 야놀자와 같은 기업과의 협업이 소비자들이 직접 DID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는 길이다. 지금은 호텔에 한 번 체크인하려면 신분증, 여권 등을 내고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고객 입장으로선 오래 기다려야 하고, 신분증 등 중요한 개인정보를 호텔 측이 복사하도록 허용해야 된다는 불편함이 있다. 서비스 공급자 입장에서도도 해당 고객이 성인인지, 예약한 고객이 맞는지만 확인하면 되는데 많은 개인정보를 다 받아야 되는 문제점이 있다. 우리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해시화된 정보을 주고 받으면서 개인정보에 접속할 필요 없이 체크인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호텔 체크인, 비대면 체크인 서비스 등으로 계속 확장하고 있다.
◆ DID 사업 전반을 평가하자면?
-플레이어마다 각자의 역할이 있다. 람다256은 급성장하면서 디지털 아젠다를 많이 다루고 고객들이 ‘내가 DID를 사용하고 있구나’를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람다256만 움직여서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대기업이 DID에 뛰어들면서 정부도 참여하고 더 큰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람다256 같은 회사는 소비자들이 DID를 인지할 수 있도록, 대기업들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DID 기반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틀을 닦고 있다고 본다. 모두 의미 있다.
◆ 람다256은 얼마 전 웨비나를 통해 ‘플루토’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달 한 행사에서는 하반기에 ‘밈’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둘 다 DID 기반 서비스인데 차이점은 무엇인가
-플루토는 람다256 내부 DID 프로젝트 코드명이다. 내부적으로 작업하면서 코드명을 플루토라고 지었다. 밈은 플루토로 작업한 산출물이다. 올해 내 구성할 예정인 DID 컨소시엄 외에도 여러 옵션을 생각하고 있는데 밈은 그 중 하나이다. 플루토는 야놀자와 작업해서 10월 정도에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밈은 기술적 문제보다는 컨소시엄 구성이 우선이라 내년 초반에 브랜드 오픈할 것 같다. 올해까지는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실사용 사례를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 방금 전에도 DID 얼라이언스를 구성한다고 했는데 람다256이 생각하는 DID 컨소시엄이 기존 DID 얼라이언스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뚜렷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을 얼마나 모집하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규모가 큰 연합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게 맞다고 본다. 테마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야놀자에서 모집한 생활, 여가 등의 데이터를 같이 공유하면서 사용하고자 하는 업체들이 있어야 된다. 컨소시엄 안에 더 작은 모임이 있는 방식으로 움직여야 한다. 많은 업체를 합류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얼마나 유기적으로 움직이는지가 더 중요하다. 다른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고 우리 얼라이언스에 가입하지 못하게 막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여행, 비대면 체크인, 택배 등 테마별로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식으로 분야를 확장할 수 있는가가 사업 성공의 척도라고 보고, 이 관점에서 자사나 모기업 두나무가 보유한 네트워크가 차별화된다고 본다. 사용처가 많은 앱들을 고객이 왜 DID로 사용해야 되는지를 모르면 성공하기 어렵고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DID가 대중화되기는 어렵다. 풍부한 네트워크가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 DID 산업이 점점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는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게 보나?
-AML/KYC 솔루션을 싱가포르에서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하나의 솔루션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합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얼라이언스를 잘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컨소시엄이 서로 연동하는 게 중요하다. 한 가상자산사업자가 다른 얼라이언스 소속이란 이유만으로 사업을 못하게 하는 건 안 된다. 다양한 얼라이언스가 서로 어떻게 협업해서 진행하느냐, 하나의 DID 사업을 다른 연합체에서도 사용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이 산업이 살아남느냐의 문제일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시장이 국제 표준 규격대로 발전할 것이라 보고 개발하고 있고, 정부가 람다256 DID와 다른 DID 사업들과 함께 사용하게 만들 거라 본다.
◆ DID가 확산되려면 어떤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정부가 사업 지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직접 사업을 펼치는 것이다. 이미 DID 사업은 정부가 많이 하고 있다. 정부 과제를 통해 국민들이 ‘정부가 DID를 이렇게 사용하고 있구나’라고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 전자는 대기업 DID 얼라이언스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조금 더 규제가 완화돼서 대기업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DID 업체가 규제 내에서 사업을 할 수 있게 지원했으면 좋겠다. DID는 신원인증뿐만이 아니라 자격인증 등 할 수 있는 인증 사업이 많다. 블록체인 DID가 합법적으로 인증 수단으로 사용되도록 지원하면 산업이 커질 것이라고 본다.
◆ 람다256의 사업 계획은?
-기존 다섯 가지 사업을 계속 강화할 것이다. 데이터를 더 많이 모을 수 있는 장을 만들려고 한다. 포인트 사업도 가상자산의 일부라고 보고 열심히 하고 있다. 올 2월 JP모건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일본처럼 저금리인 국가들은 리워드 포인트를 은행 금리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면 포인트가 구매 등 여러 소비 활동을 통해 사용되면서 데이터가 쌓인다. 람다256은 이렇게 쌓인 데이터의 주도권을 고객한테 넘겨 주기 위한 데이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5가지 사업뿐만이 아니라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사업을 확장해 고객이 혜택을 받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이다.
◆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
-2018년부터 블록체인 산업에 몸 담았지만 관심에 비해 결과물이 기대에 못 미친 게 많았다. 이제 옥석 가리기가 끝나고 진짜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는데 그 시기가 늦은 감이 있다. 올해는 좀 다르다고 본다. 가상화폐도 약진하고 있고 여기서 파생된 사업 수익이 명확해지고 있다. 물류체계 인증 등에도 블록체인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조만간 블록체인이 서비스에 많이 적용될 것이다. 블록체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