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3일(현지시간) 불과 한 시간 사이 약 400달러 하락하면서 한달 만에 처음 1만1000달러 아래로 밀려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이 최근 달러 회복세로 압박을 받아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나 이날 급락세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오후 3시 28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5.86% 내린 1만716.16달러를 가리켰다.
코인데스크는 지난 1일 장중 한때 1만2000달러를 시험했던 비트코인이 돌연 방향을 바꿔 이틀간 하락흐름을 지속한 뒤 결국 1만1000달러 밑으로 후퇴한 것과 관련, 분석가들이 3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첫째는 전통 자산시장 하락이다. 미국 증시는 이날 가파르게 하락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88만1000건으로 예상 보다 적었지만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고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트레이드블록의 기관 연구 디렉터 존 토다로는 “주식 매도자와 디지털 화폐 매도자들이 중복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날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들이 특히 큰 폭 하락한 것을 지적했다.
분산금융을 의미하는 디파이(DeFi)에 잠겼던 자금의 일부 이탈이 비트코인 하락의 두 번째 원인으로 지적됐다. 디파이 펄스 웹사이트에 의하면 디파이에 잠긴 전체 자산 가치(TVL)는 8월에 두 배 이상 증가, 95억달러에 도달했지만 지난 며칠간 감소세를 보이며 91억달러로 약간 축소됐다.
디파이와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폭발적 성장은 이제 중앙화된 거래소의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채굴 보상으로 받은 암호화폐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 이날 비트코인을 1만1000달러 아래로 끌어내린 세 번째 가능성 있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코인데스크는 앞서 거래소 지갑으로의 비트코인 이동이 늘었으며 이는 잠재적 매도 압력 강화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록체인 데이터 스타트업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채굴자들은 훌륭한 트레이더들이다. 나는 그들이 커피출레이션이 아닌 단지 매도 기회를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코인데스크에 밝혔다. 채굴자 커피출레이션은 채굴자들에 주어지는 보상이 비용을 충당하지 못함에 따라 채굴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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