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6일(현지시간) 시장의 폭넓은 예상대로 0% 가까운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틀간 진행된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이날 공개한 정책 성명에서 현재 0 ~ 0.25%인 기준금리를 당분간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FOMC 위원 개개인들의 전망치를 종합하면 연준이 2023년까지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연준은 또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기 전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 2%를 일부 초과하더라도 용인할 것이라는 제롬 파월 의장의 지난달 잭슨홀 컨퍼런스 연설 내용을 공식 확인했다. 파월은 잭슨홀 회의에서 경제 성장 모멘텀 지속을 위해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 2%를 지속적으로 밑돈 뒤 일정 기간 2%를 약간 넘더라도 허용하는 ‘인플레이션 평균 목표치’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월은 정책성명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정책 변경은 우리의 강력한 공약을 보다 장기간에 걸쳐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또한 9월 회의에서 미국의 경제성장, 실업률,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수정된 입장을 제시했다.
연준은 2020년 미국의 연간 GDP가 3.7% 수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6월 회의 전망치 마이너스 6.5%에 비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그러나 내년과 내후년 GDP 성장 전망치는 각기 4%와 3%로 6월 전망치 5%와 3.5%에서 하향 수정됐다.
올해 예상 실업률은 6월 회의 수치 9.3%에서 7.6%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의 8월 실업률은 8.4%로 집계됐다.
2020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6월의 0.8%에서 이번에 1.2%로 올라갔지만 여전히 연준 목표치 2% 보다는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연준은 2023년까지는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저금리 장기 유지 입장 재확인은 새로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간주되는 비트코인에 장기적 관점에서 큰 호재가 될 것으로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기대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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