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정보 사트 디파이 펄스에 따르면 9월 디파이에 예치된 금액이 최고 96억 달러(한화 11조 2982억원)에 달했다. 예치금의 폭증뿐만이 아니라 거래소, 정부 등도 관심을 보이면서 연이은 먹튀 사건이 발생하면서 디파이는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디파이의 자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주에는 디파이의 ‘자정 작용’ 실태에 대해 살펴봤다.
◈ 트론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 저스트스왑, ‘먹튀’ 디파이 화이트리스트 등재
지난 15일 저스트스왑이 ‘스캠’인 디파이 프로젝트를 화이트리스트로 등재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을 받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트론 슈퍼노드’라는 프로젝트는 트론 토큰으로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원)를 빼돌렸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웹사이트가 비활성화된 상태이지만 여전히 저스트스왑 화이트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다. 이 프로젝트는 홈페이지 폐쇄 전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 채널을 먼저 없앴다.
매체는 “아직 프로젝트 컨트랙트에 대다수의 자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화이트리스트 제도에 따라 특정 주소만 인출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용자들은 아직 자신의 자금을 찾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커뮤니티에서는 ‘트론 슈퍼노드’를 ‘스캠’이라고 보고 있으며 디앱레이더는 ‘고위험’ 군으로 분류했다.
저스트 재단의 프로젝트 심사 과정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디파이 스캠 프로젝트는 대부분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된 계약 작성자만이 접근할 수 있는 채굴이나 스마트 계약 코드를 분석해서 미리 판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저스트 재단이 트론 기반 블록 탐색기 ‘트론스캔’에서 출범한 것을 고려할 때 이런 문제는 미연에 방지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 스시스왑, 창업자 자금 반환에도 구설수
디파이 펄스에 따르면 스시스왑은 전체 디파이 프로젝트 중 6위에 해당하는 규모를 차지하고 있지만, 안팎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디파이 프로젝트 스시스왑 창업자 ‘셰프 노미’는 자신이 현금화했던 3만 8천개의 이더리움을 개발자 지갑으로 다시 이체했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말했다. 노미가 현금화했던 이더리움은 1400만 달러(한화 165억원)에 달했으며, 본래 개발 용도로 사용될 자금이었다. 스시 토큰은 노미의 갑작스러운 현금화와 유동성 보상 급히 줄인 영향으로 폭락했다. 노미의 자금 반환에도 가격 하락을 막지 못했다.
커뮤니티는 이에 반발했고 노미는 프로젝트 소유권을 암호화폐 거래소 FTX 대표인 샘 뱅크먼프리드에게 양도했다. 12일 스시스왑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마이그레이션(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서 다른 데이터베이스로 데이터를 옮기는 것) 기간동안 유동성 공급 유저 대상 200만 스시토큰 에어드롭 진행 ▲투표가 통과되면 15일 1,400만 달러 규모 스시토큰 회수 진행 ▲프로젝트 매니저인 0xMaki가 스시토큰 프로젝트에 전면 참여한다는 내용을 밝혔다.
다른 디파이 프로젝트 와이언파이낸스 창업자 안드레 크로녜는 리트윗하면서 “디파이를 또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며 “일보 전진하는 대신 10보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7년 ICO 스캠 체크리스트’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에어드롭, 바이백, 터무니 없는 급료, 대규모 팀 할당, 백서밖에 없는 정보 등이 스캠의 조건인데 크로녜는 스시스왑이 이에 모두 해당한다고 체크했다.
블록체인 기술 개발사 블록스트림의 샘슨 모우 최고전략책임자(CSO)도 트위터에 “음식 이름이 들어간 디파이는 스캠”이라며 “스캠 프로젝트들은 단지 재미있어 보이게 이름을 바꿀 뿐이다”라며 스시스왑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셰프 노미의 현금화 당시 포브스는 “노미 셰프의 진의가 무엇이든간에 그와 같은 투기꾼들은 이더리움에 기반한 스시스왑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거시적인 불확실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노미 셰프 같은 디파이 투기꾼들이 자본을 보존하고자 매도하면 추가 하락을 계속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 이오스 1위 디파이 ‘에메랄드마인’ 먹튀 사건
중국 암호화폐 전문 매체 바비트에 따르면 지난 9일 이오스 1위 디파이 프로젝트 ‘에메랄드마인’의 웹사이트 접속이 막히면서 먹튀 의혹을 샀다. 해당 프로젝트 창립자는 자금풀에서 1439만 위안 가치의 49만 EOS와 78만 USDT를 포함해 250만 달러 상당의 토큰을 이체한 뒤 자취를 감췄다. 매체에 따르면 이는 ‘첫 이오스 유동성 채굴 사기극’이다.
에메랄드마인은 스스로를 연파이낸스(YFI)와 비슷한 형태로 발행될 것이라고 홍보했다. 지난 8일 오후 8시부터 채굴을 시작했는데 이후 12시간만에 프로젝트 운영진은 잠적했다. 이후 블록체인 보안업체 펙실드는 에메랄드마인이 먹튀한 자금 중 일부 테더가 탈중앙화 거래 플랫폼 디파이박스를 통해 현금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비트에 따르면 운영진은 자신들이 탈취한 250만 달러가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기 충분한 금액이었기 때문에 압박에 못 이겨 10일 탈취한 자금을 반환하기로 동의했다. 이후 자금을 탈취한 지 하루만에 26만 EOS, 5만 6천 DFS를 반환했고, 11일에도 세 차례에 거쳐 2만 개의 EOS가 반환됐다.
매체는 “이 사건은 유동성 채굴 방식이 화제를 끌고 있지만 제대로 된 프로젝트가 거의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며 “프로젝트가 보안 감사를 받았는지, 스마트 계약에 락업 기간이 있는지, 운영 권한이 어떻게 되었는지, 다중 서명이 있는지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한 거래를 보장되는 신뢰할 수 있는 채굴 프로젝트를 선택하라”고 당부했다.
◈ 디파이 그림자가 이끈 폭락, 이대로 괜찮나?
16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뉴스BTC는 “이더리움이 지난 며칠 동안 디파이 토큰 사이에서 나타난 폭락 때문에 강한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며 “디파이 시장은 본질적으로 이더리움 위에 구축돼 있기 때문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체는 “(디파이) 플랫폼 수익률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토큰 가격이 폭락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 며칠 간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인 비트코인으로 자금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이와 같은 현상이 이더리움의 단기 전망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쳐 전반적인 알트코인 시장 전망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BTC에 따르면 한 분석가는 이더리움이 단기적인 저항선을 극복하고 하락세를 만회할 때까지 “알트시즌은 연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더리움은 355달러까지 저점을 기록했는데, 뉴스BTC는 한 유명 분석가가 “이더리움이 380달러에서 400달러 사이에 머물러 있는 한 알트코인은 상승 모멘텀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전했다. 그 분석가는 대다수의 알트코인이 ▲ 물량 덤핑 ▲ 시세 조작으로 인한 펌핑 ▲ 지지선을 높여 저항선 뚫기 ▲ 저항선 후퇴 등의 네 가지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따라잡고 단기적으로 더 상승할 수 있을지 여부는 디파이 토큰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