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미국 내 은행 규제를 담당하는 기구인 통화감독청이 미국 시중은행에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를 위한 지급준비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통화감독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를 위해 은행 계좌에 스테이블코인을 지급준비금으로 보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가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발표한 첫 규제 방안이다.
통화감독청은 “연방준비제도와 연방저축협회는 매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며 규제 배경울 밝혔다. 통화감독청이 규제하는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통화와 1:1로 연동되며, 고객신원확인과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준수하는 업체 지갑에 있는 코인을 말한다. 업체가 아닌 개인이 소유한 스테이블코인은 해당 규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통화감독청과 함께 서한을 공개하며 스테이블코인이 연방법 규정에서는 증권이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각 기관 및 법률고문과 협력하도록 권했다. 성명에서 SEC는 업체에 대해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임을 보장하는 ‘(강제규제) 미이행’ 서신을 발행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SEC는 “시장참여자가 디지털 자산을 보안이 아닌 연방증권법에 따라 규정, 보고 및 기타 요건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구조화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디지털 자산 또는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나 개인을 기술하는 데 사용하는 용어는 SEC가 감독하고 있는 법률의 정의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암호화폐 친화 규제 정책 펼치는 미국 통화감독청, 한국은 지지부진
미국 통화감독청은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은행들의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 제공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당시 통화감독청은 서한을 발표하며 신탁 인가를 받은 모든 은행들이 암호화폐에 적용되는 고유의 암호화된 키를 보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각 주 금융규제당국이 발행한 신탁 인가(trust charter)를 취득한 암호화폐 수탁기관들만 고객들의 디지털 자산 보관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는데 이를 일반 시중은행으로 확대한 것이다. 통화감독청은 서신을 통해 은행들이 “기존 옵션들과 비교해 보다 안전한 저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와 투자자문가들은 그들의 프라이빗 키가 분실되지 않도록 규제 받는 수탁인을 사용하기 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는 특금법 개정안이나 기존 은행법에 디지털 자산 수탁 업무는 포함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농협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에서 디지털 자산 수탁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농협은행 류창보 NH농협은행 디지털R&D센터 파트장은 디지털자산박람회에서 자체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인 ‘NH커스터디’에 대해 소개했다.
당시 류 파트장은 “미국 통화감독청이 은행의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 진출을 공식 인정하는 서신을 공개한만큼 은행의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 커스터디 사업은 확산될 것”이라며 “은행 중심의 커스터디 사업은 거래소의 자산 관리 부담을 줄이고, 기관투자자에겐 신뢰를 주기 떄문에 디지털 자산 시장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