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빗썸 커스터디가 오는 25일 국내 주요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서비스를 정식 오픈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비슷한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다른 거래소들의 행보 역시 주목받고 있다.
빗썸 커스터디는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통제된 절차를 통해 전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수탁 서비스이다. 볼트러스트는 빗썸 커스터디 서비스로 지난해 4월 설립된 커스터디 업체다. 설립 당시에는 지난 상반기 내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었다. 빗썸 커스터디는 안전한 가상자산 관리를 위해 ▲암호화 키 매니지먼트 솔루션 ▲멀티시그(Multi-signature) 기술 적용 ▲다중 인증체계 지원(Grade A~D단계) ▲고객신원확인(KYC)·자금세탁방지(AML) 적용 등 시스템을 구축했다.
자체 개발한 ‘비접속식 터널링 기반 프로토콜 통신’ 기술 역시 적용했다. 이 기술은 온라인에서 100% 차단된 상태로 24시간 실시간 운영 가능한 콜드월렛이다. 기존 핫월렛의 기술적 취약성과 해킹 위험, 콜드월렛의 낮은 사용성을 모두 개선했으며 현재 특허 출원을 신청한 상태이다.
빗썸 커스터디는 기업 내부 횡령 등을 차단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다중 인증체계를 통한 입출금 시스템 역시 도입했다. 현재 출시된 대부분의 커스터디 서비스는 단독 승인이나 멀티시그 방식으로 권한을 가진 다수 중 최소 허용값 이상의 자연인의 승인을 거쳐야만 입출금이 가능하다. 이에 비해 빗썸 커스터디는 Grade A~D 단계별로 자금을 관리하는 최소 인원을 1~4명까지 지정할 수 있어 고객이 직접 보안강도를 정할 수 있다. Grade D는 4명의 다른 자연인이 순차적으로 인증과 합의를 해야만 자금관리가 가능해 횡령 가능성을 차단했다.
가상자산 제도화로 기업들의 가상자산 커스터디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빗썸 커스터디는 B2B(기업간 거래) 서비스를 먼저 오픈했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ERC-20기반 토큰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며, 블록체인 커뮤니티 서비스인 네스트리(EGG)를 시작으로 보라(BORA) 등 서비스 출시 전 사전계약을 마친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순차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마련할 예정이다. 빗썸 커스터디는 기업 고객에게 수탁 인증 서비스와 스마트 컨트랙트 검수 및 기술 컨설팅을 연계한 기술 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부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스테이킹 등 크립토 파이낸스를 접목하고, 스마트 에스크로 기능을 활용한 기관투자자 프라임 브로커리지, 가상자산 세무대행 등 통합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서비스 오픈을 기념해 빗썸 커스터디는 내년 3월까지 신규 계약 기업 고객에게는 보관료와 전송료를 전액 면제해주는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또한 얼리버드(Early-bird) 10개팀에 한해 가상자산 네트워크 전송료를 무상지원할 방침이다.
◆ 금융권과 다른 거래소들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자회사 디엑스엠(DXM)을 통해 지난해 9월 기업 전용 수탁 서비스 ‘업비트 세이프(Upbit Safe)’를 정식 출시했다. ‘업비트 세이프’는 디엑스엠이 암호화폐용 하드웨어 지갑을 생산하는 ‘렛저(Ledger)’와 파트너십을 맺고 진행하는 서비스다. 렛저는 기업용 보관 서비스 렛저 볼트(Ledger Vault) 서비스를 제공하고, DXM은 기업용 다중 계정 체계, 분산 콜드 월렛, 출금 한도, 화이트 리스트 등의 보안 솔루션을 지원한다.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 역시 자체 커스터디 서비스인 ‘다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다스크는 현재 경찰 등 사법집행기관이 범죄 현장에서 압수한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향후 골드만삭스와 코인베이스처럼 민간 업체를 대상으로 한 커스터디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전통 금융권에서도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는 관심 대상이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NH농협은행으로 내년 초 수탁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헥슬란트, 법무법인 태평양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관리 서비스 ‘KBDAC’의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당시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상자산 산업 진출 계획은 없다”며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준비하기 위해 다른 업체들이 미리 상표권을 등록하기 전에 선점하기 위해서 출원한 것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