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2017년에 ICO 열풍이 있었다면 2020년에는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열풍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월 10억 달러를 기록했던 디파이 전체 예치 자산(TVL)은 25일 기준 100억 달러로 10배 가량 급증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하나둘씩 디파이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출시했거나 출시를 앞둔 ‘K-디파이’와 그 성공 여부에 대해 알아봤다.
◆ 무비블록, ‘치킨 파이낸스’ 출시
무비블록은 블록체인 기반 영화 배급 플랫폼이다. 무비블록은 디파이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17일 ERC-20 기반의 WMBL을 발행했다. WMBL은 무비블록의 디파이 ‘치킨 파이낸스’의 거버넌스 토큰이다. WMBL은 온톨로지를 메인넷으로 활용하는 무비블록 자체 토큰 MBL과 1:1로 교환 가능하다. 총 토큰 발행량은 MBL과 마찬가지로 300억개이다.
지난 21일에는 ‘치킨스왑’ 채굴 풀을 출시했다. WMBL-치킨스왑 채굴은 사용자들이 WMBL을 치킨스왑에 스테이킹하여 KFC 토큰을 보상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더 많은 WMBL을 스테이킹할수록, 더 많은 KFC를 얻을 수 있다. 치킨스왑 채굴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용자들은 두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MBL을 WMBL로 무비블록 지갑에서 스왑해야 한다. 무비블록 서비스 지갑에 MBL을 입금 후 동일 수량을 WMBL로 스왑할 수 있다. 이때 KYC 인증 및 OTP 설정을 완료해야 한다. 스왑한 WMBL을 메타마스크나 월렛커넥트와 연동된 이더리움 지갑으로 출금하면 된다. 다음 WMBL 토큰을 치킨스왑에 스테이킹하면 KFC 토큰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무비블록의 발표 이후 암호화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MBL을 WMBL을 스왑할 수 있는 반면, WBML을 MBL로 스왑할 수 있는 기능은 없어 우려를 표했다. 만약 사용자가 실수로 토큰을 스왑했을 경우 토큰을 복수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무비블록은 WMBL을 MBL로 스왑할 수 있는 기능을 발표했다. 먼저 지갑 사이트에 들어가서 MBL 칸 안에 있는 “WMBL” 버튼을 클릭하고 입금한다. 이후 표시되는 ERC20 주소로 WMBL을 보내면, 동일한 수량의 MBL을 무비블록 지갑으로 수령할 수 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 상황이나 스왑 요청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다소 느려질 수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치킨 파이낸스’가 한때 고구마 농사 붐을 일으킨 얌 파이낸스로 시작된 디파이 음식 메타 열풍에 탑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래 영화 플랫폼인 무비블록이 유행에 편승해 디파이 음식 메타를 출시한 것을 비판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무비블록 자회사 코박 사용자들은 ‘치킨 파이낸스’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디파이 상품인지라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카카오, 디파이 시장 진출 임박
카카오의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클레이튼 역시 본격적으로 디파이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클레이튼 개발 환경 강화를 위한 데브툴 파트너로 합류한 오지스가 개발한 ‘클레이익스체인지’에 디파이 관련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클레이익스체인지’는 다른 프로토콜 기반 토큰을 KCT(클레이튼 기반 토큰)으로 스왑할 수 있는 탈중앙화 거래소이다. 지난 달 오지스는 ‘클레이익스체인지’에 메이커다오의 스테이블 코인 다이를 KCT로 스왑한 케이다이를 상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클레이익스체인지’에 접속하면 디파이 풀에 예금이나 인출할 수 있는 버튼이 생성되어 있다. 각 코인의 유동성 밸런스도 체크할 수 있다. 아직 클레이튼이나 오지스 측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클레이튼 관련 커뮤니티에서 디파이 시장 진출을 기대하는 이유다. 오지스는 ‘클레이스테이션’ 역시 운영하며 클레이튼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상자산 지갑 디센트와 협력을 맺어 모바일에서도 ‘클레이 스테이션’을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오지스 관계자는 “늦어도 10월 초에는 관련 사항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에 합류한 네오플라이 역시 지난달 11일 클레이 스테이킹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체는 자체 암호화폐 지갑인 ‘엔블록스 월렛(nBlocks Wallet)’에서 클레이 스테이킹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엔블록스 월렛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내 ‘언(Earn)’ 탭에서 사용자는 클레이를 예치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네오플라이 관계자는 당시 “국내외에서 디파이, 씨파이 등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디파이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 K-디파이, 전망은 어떤가?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 김성호 파트너는 국내 디파이 시장에 대해 “현재까지 디파이 시장은 높은 이자율을 보장하는 ‘이자 농사’ 위주로 이뤄졌다. 현재는 토큰 가격이 많이 떨어져 조정이 들어간 상태”라며 “앞으로는 합성자산 등에 수요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같은 대출 위주의 시장은 토큰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는다면 활성화되기 힘들 것”이라며 “창의적인 제품이 쏟아져나오면 NFT를 활용하는 등의 디파이 시장 영역이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국내에서도 디파이 관련 상품은 꾸준히 출시될 전망이다. 오지스 관계자는 “현재 클레이튼 관련 사업 외에도 크로스체인 등 관련해 자체적인 디파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