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불확실한 거시환경과 전통 자산시장의 영향 때문에 단기적으로 최근의 범위 내 행보를 조금 더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코인은 9월 초부터 지금까지 대체적으로 1만달러 ~ 1만1000달러 범위 내에서 비교적 조용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2일 오후 4시 6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0.65% 내린 1만519.07달러를 가리켰다.
*비트코인 최근 한달 가격과 거래량 추이
많은 분석가들은 금주 중반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의 양호한 펀더멘탈을 근거로 비트코인의 4분기 전망을 상당히 밝게 평가했다. 또 비트코인의 축소된 변동성은 조만간 상방향 브레이크아웃(범위 돌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전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비트멕스를 위법 행위 혐의로 기소한 데 이어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소식이 전해지며 비트코인의 당분간 횡보장세 지속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들이 힘겨루기를 하면서 확실한 방향 찾기에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비트코인은 비트멕스 관련 뉴스가 전해지기 전에 이미 1만900달러 부근에서 또 한차례 추가 상승이 저지됐다. 이는 기술차트에서 이중고점을 형성한 것이며 일종의 약세 신호로도 해석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통자산 시장도 압박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증시와 상관관계, 미국 달러와는 역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달러는 최근 전반적 상승 분위기다.
비트코인이 지금과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안전자산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실망감도 단기적으로 부정적 요소로 간주된다.
반면 비트코인이 비트멕스와 트럼프 대통령 관련 악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빨리 안정을 되찾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비트코인은 전일 1만900달러에서 1만400달러 부근까지 하락했으나 다시 1만500달러선을 회복했다.
비트코인이 기술적으로 중요한 1만500달러 지지선을 계속 방어할 것인지는당장 눈여겨볼 대목이다. 1만500달러는 지난해와 올해 비트코인 랠리를 여러 차례 가로막았던 강력한 저항선이었으나 최근 지지선으로 변화됐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비트코인의 단기 움직임은 불투명하지만 중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라는 견해가 여전히 우세하다. 거래소의 비트코인 잔고는 꾸준히 감소, 투자자들의 장기 보유 추세를 반영한다.
코인데스크는 최근 기사에서 암호화폐시장의 포커스가 알트코인에서 비트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들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또 비트코인이 앞으로 1만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여러 분석가들의 전망을 소개했다.
비트멕스에 대한 미국 규제당국의 기소도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에 득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에서 비트멕스의 역할 축소는 시장 변동성을 유발하는 비트코인 파생상품 청산 규모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암호화폐 트레이딩 플랫폼 보이저 디지털의 CEO 스티브 얼릭은 코인데스크에 “장기적으로 비트멕스의 역할 축소는 현물시장에 훨씬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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