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9일(현지시간) 1만1000달러 돌파에 성공하면서 비트코인의 랠리 지속 여부와 다음 목표 레벨이 관심사로 대두됐다.
비트코인은 전일 글로벌 결제기업 스퀘어의 5000만달러 비트코인 매입 소식에 힘입어 지난 2주간 유지됐던 좁은 범위(대략 1만500 ~ 1만800달러)를 상방향으로 벗어났다. 이어 이날 뉴욕 증시 상승과 달러 약세에 힘입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1만1000달러 장애물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오후 4시 7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1.73% 오른 1만1055.31달러를 가리켰다. 이는 9월 20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비트코인의 최근 7일간 가격과 거래량 추이
비트코인이 지난 몇 주간 수축형 삼각 패턴을 만들며 가격 변동성이 23개월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었다는 점에서 이번 브레이크아웃(범위 돌파)은 기술적 관점에서 예상됐던 결과다.
암호화폐 시장에선 비트코인이 주요 장애물 가운데 하나인 1만1000달러 돌파와 관련, 추가 랠리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이 현재 10일 이동평균과 50일 이동평균 위에 자리잡은 것은 기술 분석가들에는 강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전했다.
QCP 캐피탈은 이번주 투자 노트에서 비트코인이 덜 낙관적 뉴스들에 직면했음에도 1만달러를 방어한 것은 좋은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쿠코인 거래소 해킹 사건, 비트멕스에 대한 미국 당국의 민사 고발과 형사 기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유럽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 미국의 지지부진한 경기부양협상 등 다양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1만달러 지지선을 굳건히 방어했다. 때문에 이제 1만1000달러를 넘어선 만큼 향후 본격적 랠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됐다.
게다가 트위터 설립자 잭 도시가 소유한 스퀘어의 비트코인 매입은 향후 비트코인에 대한 다른 기업 및 기관 자금 유입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낳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의 지속적 랠리를 기대하기는 아직 무리라는 신중론도 무시할 수 없다. 내달 실시되는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에 따르는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 등 전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은 변화되지 않았다. 비트코인은 최근 미국 증시와는 대체적으로 상관관계, 미국 달러와는 역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의 지속적 랠리가 가능하려면 얼마 전까지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1만1000달러가 확실한 지지선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 1만1200달러를 넘어서야 강세 추세가 부활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분석가의 견해를 소개했다.
스택펀드의 리서치 헤드 레나드 네오는 “우리는 9월 19일 고점 1만1200달러 돌파를 추가 상승을 위한 보다 중요한 촉매제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그는 11월 미국 선거를 앞두고 상황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비트코인이 1만 ~ 1만1200달러 범위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비트코인이 1만1000달러를 넘어선 뒤 계속 전진하지 못하고 정체 상태를 나타낸 것은 네오의 지적처럼 비트코인이 조금 더 넓어진 범위에서의 다지기 과정을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한편 투자 플랫폼 eToro의 암호화폐 시장 분석가 시몬 피터스는 비트코인이 1만2000달러에 자리잡고 있는 다음 심리적 장벽을 향해 움직이려면 먼저 1만1000달러 위 확실한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중순 수 차례 1만1000달러 위에 자리잡은 매도 압력 흡수에 실패하고 다시 후퇴를 경험했다.
암호화폐 자산 운영사 투 프라임의 CEO 마크 플루리는 코인데스크 기자와의 대화에서 “비트코인 시장이 낮은 변동성의 강세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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