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세계적인 결제 송금 대기업 페이팔(PayPal)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 소식에 업계 전체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는 가운데 페이팔의 암호화폐 사업 정착까지 많은 한계와 과제가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암호화폐 업계 진출 선언 하루 만에 페이팔이 미국의 암호화폐 기업 빗고(BitGo)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한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의 암호화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스퀘어(Square), 영국의 암호화폐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Revolut) 등이 선발 주자로서 페이팔이 계획하고 있는 것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페이팔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로 인해 막대한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로서 페이팔의 암호화폐 사업을 위한 한계와 과제 등이 지적되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암호화폐 결제 기업 유트러스트(Utrust)의 마케팅 책임자 조앙 곰즈는 페이팔이 운영하는 디지털 통화 시스템의 중앙 집중화 된 설계가 이용자들이 스스로 자산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암호화폐 자체의 특성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페이팔의 시스템이 온체인(On-chain)이 아니라는 점도 전반적인 활용 범위를 극히 제한적으로 만들 수 있어, 전문적인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이 점이 매우 불만스러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어, 페이팔의 시스템을 이용해 암호화폐를 구매하는 것은 실제로 그것을 사는 것이 아니라, 레볼루트의 시스템과 같은 방식으로 파생상품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실질적인 소유권을 갖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로 결제를 받는 가맹점 입장에서는 매 거래마다 2.3%(100달러 미만 거래 시)의 막대한 수수료를 내고 일반 통화로 교환해야 하는데, 이처럼 많은 추가 비용을 감수하면서 암호화폐 결제를 수용할지 의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이미 파악한 경쟁 업체들은 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표적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는 200달러 이상 거래 시 페이팔의 2%보다 훨씬 낮은 1.49%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인텔레그래프는 페이팔의 중앙 집중식 금융 플랫폼이 금융의 투명성과 이용자의 자율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핵심 암호화폐 지지자들의 생각과 상당한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그러나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페이팔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자체만으로도 장기적으로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주류 금융계의 인식을 높이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