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비대면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디지털 결제 시장은 급격히 팽창하는 반면,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력은 크지만 투기적 성향이 강하고 아직 시장 초기 단계여서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다는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 감소… 투기적 성향 탓”
10월 28일(현지시간) 영국 케임브리지 저지 비즈니스 스쿨(Judge Business School)이 114개국의 규제 당국 118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뒤 작성한 보고서에서 응답자의 60%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디지털 결제 및 송금 서비스 수요가 급증했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암호화폐 거래소 수요가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이 같은 추세는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동일하게 나타났지만 수치상 일부 차이가 있었다. 신흥국 응답자의 65%는 디지털 결제 및 송금 이용량이 늘어났다고 답한 반면 선진국 응답자는 50%만 이같이 답변했다. 반면 암호화폐 거래소의 이용량은 선진국 응답자의 6%는 늘었다고 답했으나 신흥국 응답자는 2%만 그렇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올 들어 디지털 경제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디지털 결제, 신용 서비스 등 핀테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암호화폐 거래소는 초기 시장인 데다 투기적 성향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규제 당국은 암호화폐 시장의 향후 성장 공간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응답자들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자를 대상으로 한 가이드라인, 자산 토큰화를 위한 블록체인 프레임워크 등 일정한 성과를 보였다고 답했다.
#규제혁신 가속화… CBDC 실험도 적극
보고서는 규제 당국의 대다수가 기존 추진하던 규제혁신을 가속화했거나 새로운 시책 도입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응답자의 72%는 당국이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도입했다고 답했으며, 58%는 레드테크(RegTechㆍ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나 섭테크(SupTechㆍ감독(Supervis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관련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고 응답했다. 56%는 혁신 관련 업무에 관한 이니셔티브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전세계 불고 있는 디지털 결제 및 송금 열풍은 CBDC에 대한 각국 정부의 관심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중국을 비롯해 한국, 미국 등은 CBDC를 개발하고 있거나 개발을 고려 중이다. 보고서는 규제 당국이 CBDC 특성 가운데 추적 가능성과 용이한 접근성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외부 위협, 디지털 경제 무력화할 수도”
디지털 경제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응답자들은 규제 당국이 직면한 최대 위험 요소로 사이버 보안 위협(78%), 운영 리스크(54%), 소비자 보호(27%), 사기 등 불법(18%) 등을 지목했다.
아태 지역의 한 규제당국은 시스템상 위험에 대해 “주요 기업을 표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이나 기타 외부 위협은 예고 없이 경제 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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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디와의 전제 계약을 통해 게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