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김보성 기자] 금융위원회가 ‘특정금융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2일 입법 예고했다. 금융위는 “특금법의 시행이 가상자산(암호화폐) 제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실명인증계좌, ICO 금지 등 가상자산에 대한 정부의 기존 입장에서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상자산, 디지털 자산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에서 우리나라가 여전히 변방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가상자산을 대한 본격적인 업권법 제정을 시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예고한 특금법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 가상자산사업자의 범위
특금법은 가상자산사업자를 ‘가상자산 매도·매수, 교환, 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 등의 영업을 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금융위는 시행령에서 가상자산 관련 별도의 행위(사업자)를 추가하지 않고 법 적용 범위를 주요 가상자산사업자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주요 가상자산사업자로 ▲ 가상자산 거래업자 ▲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자 ▲ 가상자산 지갑서비스업자 등을 예시로 들었다. 단순히 P2P 거래 플랫폼, 지갑서비스 플랫폼, 하드웨어 지갑을 제공하는 경우는 가상자산사업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가상자산 거래업자란 일반적으로 가상통화 매매·교환 등을 중개나 알선하기 위해 플랫폼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사업자이다. 가상자산 취급업, 교환업, 거래소 등으로 통용된다.
단순히 가상자산 매도·매수 제안을 게시할 수 있는 장만을 제공하는 경우나 단순히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조언이나 기술을 제공하는 경우는 가상자산 거래업자에서 제외될 수 있다.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자란 타인을 위해 가상자산을 보관·관리하는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사업자이다. 가상자산 커스터디, 수탁사업 등으로 통용된다. 특금법상 가상자산을 보관·관리하는 행위를 주요 업무로 수행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단, 사업자가 개인 암호키 등을 보관·저장하는 프로그램만 제공하고 개인 암호키에 대한 통제권이 없이 가상자산의 이전·보관·교환 등에 관여하지 않으면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자에서 제외될 수 있다.
가상자산 지갑서비스업자는 일반적으로 가상자산의 보관·관리 및 이전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사업자이다. 중앙화 지갑 서비스, 수탁형, 지갑 서비스, 월렛 서비스 등으로 통용된다. 특금법상 가상자산의 이전, 가상자산의 보관·관리 행위를 주요 업무로 수행하는 사업자를 뜻한다.
◆ 취급 허용 가상자산의 범위
특금법은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 정의했다. 화폐·재화 등으로 교환될 수 없는 분산원장 기반 신원확인(DID) 등은 가상자산이 아니다.
시행령에서는 선불카드, 모바일 상품권, 전자채권 등을 추가적으로 가상자산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다크코인 등 거래내역 파악이 어려워 자금세탁방지 위험이 큰 가상자산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취급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할 예정이다. 다크코인의 대표적인 예로는 거래자 간 기록을 추적하지 못하게 만드는 스텔스기술을 보유한 모네로가 있다.
◆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이하 실명계정) 발급 기준
가상자산 거래 투명성 제고를 위해 특금법은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실명계정을 통한 금융거래를 의무화했다. 실명계정 개시기준 관련 시행령에서는 5가지 요건을 정했다.
첫째, 고객 예치금을 분리보관해야 한다. 둘째,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셋째, 특금법 제7조제3항제3호 및 제4호에서 정한 신고 불수리 요건에 해당하면 안된다. 넷째, 고객의 거래내역을 분리 보관해야 한다. 다섯째, 금융회사 등은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금세탁 위험을 식별, 분석, 평가해야 한다.
금융정보분석원(FIU)는 법화와 가상자산간 교환이 없어 예치금이 없는 등 실명계정이 필요 없는 가상자산사업자의 경우 발급 예외 대상으로 규정할 예정이다.
예외사항에 해당하더라도 가상자산사업자는 FIU에 신고해야 하며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가상자산 이전 시 정보제공의 대상·기준
특금법은 가상자산을 이전할 때 송신을 담당하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전 관련 정보를 수취인에게 제공해야 할 의무가 부과된다. 시행령에서는 가상자산 이전시 정보제공 대상·기준(Travel rule) 등을 규정한다.
트레블룰은 법 시행 이후 1년이 경과된 시점인 2022년 3월 25일부터 적용한다. 가상자산사업자간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 업계 자율적으로 공동의 솔루션을 도입할 충분한 기간이 필요함을 감안하여 법 시행시기가 1년 유예된다.
가상자산 이전시 기준금액은 100만원 이상이다. FIU 고시에 따라 환산금액을 산정했을 때 100만원 이상에 해당하는 가상자산의 이전에 대하여 트레블룰을 적용한다.
트레블룰은 개인 간의 거래에는 적용하지 않으며, 가상자산사업자가 송신 또는 수취를 이행하는 경우에만 적용할 예정이다.
◆신고 관련 절차·방법
신고 접수 및 통지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수행할 예정이다. 신고와 관련된 구체적인 양식 및 절차 등에 대해서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매뉴얼”을 배포할 예정이다.
입법예고는 오는 11월 3일부터 12월 14일까지 40일간 이뤄지며, 시행령 제정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경우 해당 기간 동안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