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의 강력한 랠리에 때맞춰 강력한 장기 저항선으로 간주됐던 1만4000달러를 넘어 201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전진했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4일 오후 3시 50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2.16% 오른 1만4020.18달러를 가리켰다. 비트코인의 지난 24시간 고점은 1만4218.77달러, 저점은 1만3580.47달러로 집계됐다.
*비트코인의 최근 7일 가격과 거래량 추이
지난 수주간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을 가로 막았던 1만4000달러 장애물이 장중 돌파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선 비트코인이 2017년 12월 기록한 약 2만달러의 사상 최고치를 향한 본격 행진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몇몇 분석가들은 기술적 관점에서 비트코인이 1만4000달러 위에서 직면할 저항이 그리 강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외환 및 암호화폐 리서치 회사 퀀텀 이코노믹스 설립자 마티 그린스팬은 최근 뉴스레터에서 “1만4000달러와 2만달러 사이에는 특별한 저항 포인트를 지목할 만한 가격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트레이더 울프는 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트코인의 저항선을 1만3769달러로 제시하며 이 레벨을 넘어서면 다음 저항선은 1만6213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암호화폐 분석가 크립토 마이클도 4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1만3850 ~ 1만3925달러 저항 지대를 돌파하면 신고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분석가들의 의견에 동조하듯 인터넷 매체 핀볼드는 이날 비트코인의 1만4000달러 돌파를 가리켜 내년에 기존의 사상 최고치를 넘어 신고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제 현실이 됐다고 논평했다.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기관들의 참여 증가, 페이팔 등 주류 기업들의 암호화폐 수용, 전세계적인 통화공급 확대 등 거시적 상황을 바탕으로 비트코인이 내년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 왔다.
비트코인의 장기 전망은 매우 밝지만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향한 랠리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먼저 1만4000달러를 확실한 지지선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비트코인은 과거에도 주요 저항선을 돌파한 뒤 다시 후퇴한 사례가 적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뉴욕 증시 움직임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대선과 의회 선거 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권력 분할 가능성을 내다봤다. 공화당이 지금처럼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대신 민주당이 백악관과 하원을 장악하는 시나리오다. 일종의 정치적 교착상태인 셈이다.
권력 분할 구도는 추가 경기부양책의 조속한 시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추구하는 법인세 인상, 대대적인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 기술 대기업 규제 강화는 어려워진다. 뉴욕 증시가 4일 기술주 중심으로 급등한 것도 권력 분할 구도 전망을 반영한 것으로 WSJ은 분석했다.
이 같은 미국 선거 이후의 불투명한 정국 상황은 비트코인에 플러스이자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예상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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