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내년에 블록체인 시범사업을 공공기관과 민간부문 관계 없이 자유공모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5일 서울 강남구 한국섬유산업협회센터에서 진행된 ‘제4차 블록체인 기술·산업정책 포럼’에서 윤여준 한국인터넷진흥원 데이터안전활용지원단 선임과 하태균 한국인터넷진흥원 특구기술지원팀장은 ‘2021년도 시범사업 추진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내년에 KISA는 블록체인 시범사업을 ▲블록체인 선도시범사업 ▲ DID(분산신원증명) 집중사업 ▲ 특구 연계사업으로 구분해서 추진한다. 선도시범사업은 10개 정도로 세분화해 추진할 예정으로, 민간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반영하기 위해 기존 공공·민간으로 구분된 시범사업을 통합해 자유공모 형태로 진행한다. 또 다년도 지원 사업을 기존 1개 과제에서 2개 과제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 선임은 “아이템이 별로라고 판단하면 다년도 지원 사업을 하나도 선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KISA는 선도시범사업을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용역사업으로 공고할 계획이다. 용역사업의 경우 사업지원규모가 크기 때문에 사업자의 인력이나 기술 수준 등을 더욱 까다롭게 평가할 예정이다. 또 KISA는 기존 사업비 지원 구성에서 인건비를 45%로 감축하고, 홍보비 등에 필요한 사업 실증 관련 비용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윤 선임은 “그간의 사업 집행비를 분석한 결과 사업 실증 비용을 지원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선도시범사업은 자유 공모로 진행되기 때문에 민간 기업은 단독으로 새로운 사업을 제안하거나 공공기관과 협업해서 사업을 제안할 수 있다. 단, 공공기관이 KISA에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제안하기 위해선 사업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 기존 KISA 블록체인 참여사업자도 지원 가능하다.
정부 부처가 진행하는 선도시범사업은 용역사업이 아니라 매칭 펀드로 이뤄져 지원 규모가 더 적다. 윤 선임은 “용역사업의 경우 지원비는 15억원 정도 예상하고 있지만, 정부 사업은 6억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자, 공공기관, KISA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선정된 경우, 서비스를 개발하고 나면 공동으로 소유권을 갖게 된다. 기관이나 사업자가 해당 소유권을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고자 할 때는 용도를 KISA에 보고해야 한다.
DID 집중사업은 5개 사업으로 구분해 국민이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DID 서비스를 발굴하고 상호 연동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사람의 자격증명을 넘어서 전자계약, 사물 계약 등 DID 서비스를 발굴하는 게 목적이다. KISA는 사물인터넷, 의료, 지갑, 소상공인 등을 DID로 연결하는 사업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이미 운영 중인 별도의 DID 협의체와 표준화 포럼을 통해 DID 국제표준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일 최석환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은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리얼 블록체인 포럼’에 참가해 “DID는 신뢰를 보장하는 최적의 기술이며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데이터 경제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선점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최 원장은 “연말에 블록체인 DID를 적용한 모바일 신분증을 출시해 기능을 점차 업데이트할 예정”이며 “경남 도민증, 부산 시민증 등이 서로 호환되게 만들 계획이다. 부산 지역화폐나 시민증을 경남에서도 사용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구 연계사업은 4개 사업으로 나눠 추진한다.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에서 개발한 사업을 전국으로 연계해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걸 목적으로 한다. 하 팀장은 “부산에서 개발한 DID를 전국에 무료로 확대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나 부산은행이 30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결제시스템에 API를 연결해 전국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특구 연계사업에서는 지난 달 29일 출시된 블록체인 통합 서비스 앱 ‘비패스’를 어떻게 활용할 건지도 중요하다. 현재 ‘비패스’를 통해서는 부산 블록체인 특구에서 개발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 팀장은 “비패스의 목표는 1인 1전자지갑을 보유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경찰청과 협의해 내년 10월부터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비패스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개발하는 모바일 신분증, 경로우대증 등도 포함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 선임과 하 팀장은 “차후 있을 온라인 사업설명회를 통해 세부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