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9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진 후 첫 거래를 시작한 뉴욕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백신 후보물질과 관련된 호재는 이날 주식을 강하게 했지만 장 후반 기술주 약세는 증시 상승 폭을 줄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834.57포인트(2.95%) 오른 2만9157.97에 마감했고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1.06포인트(1.17%) 상승한 3550.50에 마쳤다. 반면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81.45포인트(1.53%) 내린 1만1713.78로 집계됐다.
이날 뉴욕 증시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 호재로 급등 출발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앤테크(BioNTech)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90%의 감염 예방률을 보였다는 예비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화이자의 주가는 이날 7.61%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화이자의 발표 이후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는 경제 회복 전망으로 이어진다.
도이체방크 리서치의 로빈 윙클러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이것은 매우 중요하고 시장에 화이자의 후보물질이 내년 어느 시점에 집단 면역에 도달하는 것과 관련해 돌파구를 제공할 것이라는 신뢰를 줬다”고 강조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앤 해리먼의 스콧 클레먼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것은 터널 끝의 빛을 향한 한 단계 전진”이라면서 “이것은 소비자 신뢰와 소비가 증가할 조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레먼스 전략가는 “장기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와 경제를 둘러싼 기조적인 여건, 이것이 기업 이익으로 어떻게 연결될지는 정치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로 시장의 관심은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약세를 보인 항공주와 여행주에 집중됐다.
이날 아메리칸 항공은 15.18% 급등했으며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도 각각 16.29%, 17.03% 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약세를 보인 백화점 메이시스의 주가와 쇼핑몰 콜스의 주가 역시 17.12%, 20.01% 상승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기대로 영화관 체인 AMC의 주가는 51.41% 치솟았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화이자의 발표 이후 미국계 투자은행(IB) JP모간은 S&P500지수가 내년 초까지 4000포인트, 내년 말까지 4500포인트로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씨티그룹은 화이자의 임상시험 결과가 시장의 가장 낙관적인 기대를 넘어서는 것이며 항공 및 레저 관련 주식이
가장 큰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후보의 대선 승리 역시 시장에 긍정적이었다. 지난 7일 바이든 후보는 선거인단 20명을 보유한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기를 잡으며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법정 싸움을 예고했다.
CMC마켓UK의 데이비드 매든 시장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조 바이든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조짐이 없으며 이것은 우리가 일부 지역의 결과와 관련해 길고 지루한 사건에 엮일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매든 애널리스트는 “현재 트레이더들은 조 바이든이 1월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 말고 다른 가능성을 우려하진 않는다”고 판단했다.
거래량도 급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증시 주식 거래량은 30일 평균치 대비 150%에 달했다.
기술주는 약세를 보였다. 페이스북은 4.99% 급락했다. 아마존은 5.06% 내렸고 애플도 2.02%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8.59% 내렸다. 다만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0.10% 오르며 보합권에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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