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디파이는 이제 막 태어나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입니다. 디파이 대량 채택은 왜 일어나지 않냐는 질문은 너무 조급한 질문입니다. 100년 전 개념이 나온 전기차도 대중적으로 채택되려면 앞으로 15년은 더 걸린다고 하잖아요.”
2일 온라인 상으로 진행된 ‘UDC(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20’에 참석한 유주용 DXM CSO(최고전략책임자)는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을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 디파이, 걸음마 단계…시장 커지려면 시간 필요
그는 “디파이는 금융 내 또 하나의 하위그룹으로 볼 수 있다”며 “11월 4일 기준, 디파이 전체 시가총액은 124억 달러로 전체 디지털 자산 시가총액 4088억 달러의 3%에 불과한 규모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디파이 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14조원 정도 된다. 이는 국내 상장 기업 중 시가총액 20위인 LG전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3분기 탈중앙 거래소(DEX) 거래 대금은 468억 달러로 전체 디지티러 자산 거래 대금 중 6%에 해당한다. 유 CSO는 “이처럼 디파이 시장은 아직 작다. 유명한 디파이 프로젝트도 생긴지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며 디파이 그룹을 분류하기 시작한지도 얼마 안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와 순수 전기 자동차의 2016년부터 2019년까지의 매출을 비교한 자료를 제시했다.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 매출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지만 2020년 예상 판매 비중은 일반 전기 자동차의 3%에 불과하다. 2025년에는 전기 자동차 대비 10%, 2036년이 되어서야 전기 자동차 대비 50%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 CSO는 “전기차가 양산된지 20년이 지났지만, 대중화는 앞으로 15년은 더 걸린다는 예상이다. 디파이 시장이 언제 대중화할 것이냐는 질문을 지금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 디파이, 6월부터 급성장…기존 금융 기능 모두 제공
그는 “디파이가 지난 6월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 TVL(총 예치자산) 기준으로 보면 여러 프로토콜이 중첩되어 있어 시장이 과장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듄 애널리틱스에서도 디파이 사용자가 6월부터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디파이 시장의 성장 속도에 대해 언급했다.
또 디파이를 활용한 디지털 자산 거래, 예치 및 담보 대차, 파생상품을 활용한 헷징 등 실제 금융이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CSO는 디파이의 의의가 “역사상 처음으로 금융시스템의 일부분이 대형 금융사가 아닌 실제 사용자들이 만들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 DXM, 2021년 디파이 서비스 다변화한다
유 CSO는 자사 서비스 현황 소개와 내년도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자회사 DXM는 2019년 1월 설립돼 지난 7월 탈중앙 예치·대차 프로토콜 서비스 ‘트리니토’를 베타 론칭했다. 9월에는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인 ‘업비트 세이프’를 출시했고, ‘업비트 스테이킹’을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트리니토는 3분기 말 기준 43개 국가의 유저가 가입했으며 국내 유저 가입 비율이 높은 상황이다. 트리니토에 총 예치·대차된 금액은 각각 1292만 달러, 429만 달러이다. 트리니토는 지원 자산을 추가하고 메인넷을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는 모든 자산의 예치·대차 서비스만 동시 지원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자산을 예치만, 혹은 담보로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비트 세이프는 11월 초 기준, 25개 법인 고객을 보유했고 20개 디지털 자산을 수탁하고 있다. 업비트 세이프는 내년에도 고객, 지원 자산을 추가하고해외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업비트 스테이킹은 현재 트론(TRX), 마로(MARO, TTC에서 리브랜딩), 루나(LUNA), 코스모스(ATOM) 등 4개 자산만을 지원하고 있다. 내년에는 스테이킹 대상 자산을 추가하고, 즉시 출금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또 현재에는 각 디지털 자산당 스테이킹 금액 한도가 있는데 내년부터는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