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초창기 전세계 거래량의 70%를 선점하기도 했던 마운트 곡스의 고객 배상 기한인 12월 15일이 눈앞에 다가왔다. 복수의 마운트 곡스 사건 피해자들에 따르면 배상안이 실제로 통과될 시, 원래 피해 수량의 15%를 보상받을 전망이다. 다만 피해자들은 이번 배상안 통과 확률을 낮게 보고 있다. 마운트 곡스 배상안은 이미 지난 3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연기된 바 있다.
#마운트 곡스?
마운트 곡스는 2010년에 만들어진 세계 최대 1세대 암호화폐 거래소였다. 한때 전세계 거래량 70%를 점유하기도 했다. 창립자는 전 리플 공동 개발자이자 현 스텔라 루멘의 창시자이기도 한 제드 맥켈럽이다. 이후 2011년 경영권이 마크 카펠레스에게로 넘어가면서 2014년 2월까지 비트코인의 성장과 함께 몸집을 키워나갔다.
그러나 2014년 2월 마운트 곡스 측에서 돌연 “85만 개의 비트코인을 도난 당했다”고 발표하며 그 유명한 ‘마운트 곡스 사건’이 터지게 된다. 당시 비트코인 85만 개는 한화로 약 2조 원이 넘는 피해 액수였다. 현재 시세로는 17조 880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 사건으로 마운트 곡스에 자금을 예치했던 많은 고객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 고객 중 일부는 마운트 곡스의 본사가 있는 일본까지 직접 찾아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마운트 곡스는 도난 당한 자금을 채우지 못해 도쿄 지방법원에 파산을 신청하고 법적 절차를 밟는 중이다.
#3월 배상 기한…실행은 안됐지만 ‘암호화폐 보상’ 진전 이뤄
수년 동안 고객 보상에 대한 법적 공방이 계속되던 가운데 2020년 3월 26일(한국시간) 마운트 곡스 채권단 회의에서 새로운 보상안이 나왔다. 법정화폐로만 보상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나아가 비트코인(BTC)과 비트코인캐시(BCH)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피해자들은 해당 발표에 대해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마운트 곡스 파산 직후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약 400달러에 불과했지만, 발표 시점이었던 3월 말 비트코인 가격은 6800달러 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피해 직후 시점에선 법정화폐로 보상을 받는 것이 더 이득이었으나, 지금은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로 받는 것이 유리해진 셈이다.
다만 3월 31일 진행하기로 했던 배상 계획안 제출은 결국 뒤로 밀리고 말았다. 이후 제출 기한일이었던 10월 15일도 도쿄 지방법원에서 2달 연장을 신청해 현재에 이르렀다.
#보상 계획 통과되면 비트코인이 하락한다?
마운트곡스발 비트코인 하락 우려는 이전부터 암호화폐 시장의 이슈 중 하나였다. 기존 계획안이었던 ‘법정화폐를 통한 보상 지급’ 당시에는 노부아키 고바야시 마운트곡스 신탁 관리자가 비트코인을 전량 매도해서 폭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새로운 보상안이 나오면서 피해자들은 암호화폐로도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보상안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신탁에서 매도 물량이 일시에 대량으로 나올 가능성은 낮아지게 됐다. 암호화폐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암호화폐로의 보상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들 “보상안 통과 가능성 낮다”
다만 피해자들이 보상으로 받은 암호화폐를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 크립토브리핑은 복수의 마운트곡스 피해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피해자들은 이번 보상안 통과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피해자 중 한명인 조나단은 “기본적으로 1비트코인당 약 450달러(사건 직후 비트코인 시세)의 보상이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남은 자금은 각 피해자들의 피해 수량에 맞춰 균등하게 분배될 것이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이 수치를 15%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테면 비트코인 100개를 피해 입은 피해자는 암호화폐로 보상을 선택할 시, 비트코인 15개와 비트코인캐시 15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또 다른 비트코인의 포크 코인인 비트코인 골드 등의 지급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인터뷰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보상안 내용 자체는 만족스러워하면서도 단기간에 통과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복수의 피해자들은 보상 완료까지 앞으로 2~3년은 더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마운트 곡스 홈페이지에는 아직까지 보상안 제출에 대한 후속 공지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