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과 공동 창업자를 기소했다. 13억 달러 가량의 미등록 증권을 판매한 혐의다. 리플 대표인 브래드 갈링하우스(사진)는 SEC를 강력 비난했다. 블록체인 업계는 리플을 지지하는 진영과 반대하는 진영으로 나뉘어 격렬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리플은 SEC 기소 이후 폭락해 23일 오후 1시 41분 업비트 기준 전일 대비 11% 하락한 443원에 거래 중이다. 리플를 둘러싼 법정 외 논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리플 대표 “리플, 증권 아냐…SEC 틀렸다”, 메사리 대표 등 지지
갈링하우스 대표는 “SEC의 기소는 미국의 혁신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22일(현지시간) 갈링하우스는 리플 공식 홈페이지에 ‘SEC가 미국 암호화폐 산업을 공격하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SEC의 주장은 사실 관계로도 법적으로 모두 틀렸다”며 “XRP는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암호화폐로 매일 수 십 억 달러씩 거래되고 있다. 리플은 통화이지 비트코인, 이더리움처럼 투자계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갈링하우스는 “리플의 경우는 ICO와 다르며, (증권 여부를 판단하는) 하위(Howey) 테스트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 미국 법무부,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 등 다른 정부기관들은 이미 XRP를 통화라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리플 홀더는 이익을 공유하거나 배당을 받지 않는다. 의결권 등 기타 권리도 없다”며 “리플사에는 주주가 있다. 회사에 투자하고 싶으면 XRP가 아니라 리플 주식을 사면 된다. 증권과 달리 XRP의 시장가치는 리플의 활동과 상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암호화폐 분석 업체 메사리의 대표 라이언 셀키스는 “SEC와 리플의 소송전에서 리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SEC가 특정 자산의 증권 여부를 판단하는 하위 테스트가 디지털 자산 시대에 심각하게 뒤떨어져 있음을 증명할 수 있게 되었다”며 “리플의 승리는 암호화폐 업계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새로운 선례를 만들고,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가 전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세수를 만들어내는 현지 기업을 꺾어서는 안된다. 리플이 안정화되면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성 확보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금융 대기업 SBI 홀딩스 대표 겸 리플사 이사회의 한 명인 요시타카 키타오 역시 2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SEC가 투자자 보호법 위반 혐의로 리플사를 기소했다. 해당 소송에서 리플이 우세한 입장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금융당국인 금융청(FSA)은 이미 XRP가 증권이 아니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리플이 해당 소송에서 최종 승리할 것으로 낙관하며, 아시아에서 함께 시장을 확장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갈링하우스는 그의 트윗을 리트윗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리플/XRP 팀이 새롭게 이상한 수준으로(new levels of strangeness) 가라앉고 있는 것 같다. 자신들의 X코인(shitcoin)을 *공공 정책상의 이유*로 증권으로 봐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중국에 의해 지배받고 있기 때문이라나 뭐라나”라고 비꼬았다.
블록스트림 CSO 샘슨 모우는 리플 기소를 비판한 갈링하우스의 트윗을 리트윗하며 “리플의 XRP 코인에는 ‘암호화폐(crypto)’나 혁신이 없다”고 비판했다.
암호화폐를 연구하는 비영리 기관 코인센터의 제리 브 전무이사 역시 “XRP가 증권이라는 데 어떠한 반대 의사도 제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SEC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는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증권이 아니다’는 내용의 보고서 링크를 각각 공유하며 “XRP가 증권이 아니라는 내용이 담긴 자료는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