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36.73%)이 전일 대비 30% 넘게 오르며 고공 행진하고 있다. 1월 4일 오전 업비트 기준 115만7000원까지 치솟다가 현재 108만9000원으로 소폭 내려간 상태다. 이더리움 110만원 고점을 찍은 건 2018년 2월 이후 3년 여 만에 처음이다. 이더리움 시총은 1097억달러로 미 3대 방산업체인 레이시언(1086억달러)을 웃돈다. 업계는 최근 비트코인의 강세장,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 증가, 이더리움 2.0 전환에 따른 시장의 낙관 등의 요인으로 이더리움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더리움 하룻새 30% 폭등, 원인은?
업계는 이번 이더리움 가격 급등이 비트코인 강세장의 영향 때문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앞서 비트코인은 주말새 3200만원대에서 4000만원 턱밑까지 급상승하다가 4일 현재 3750만원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조셉 영 등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조성하자 대표 알트코인인 이더리움이 영향을 받아 가격이 뛰었다고 분석했다. 그후 비트코인이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자 이더리움도 뒤따라 하락했다.
앞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이더리움 상승세를 예고하기도 했다. 익명의 유명 트레이더 Mayne은 이더리움이 700달러대에 머물던 지난 2일 “이더리움이 800달러를 향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또 다른 트레이더 미카엘 반 데 포프(Michaël van de Poppe)도 지난 주말 “이더리움을 비롯한 일부 알트코인이 신기록을 세울 때가 왔다”고 관측한 바 있다.
이더리움이 3년 만에 최고가를 달성했지만 비트코인에 비하면 여전히 저가에 머물러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 공동설립자인 카메론 윙클보스는 “지난해 이더리움은 450% 상승하며 최고의 성과를 냈지만 역대 최고치에는 미치지 못한 상태”라며 “지금 이더리움을 매수하는 건 비트코인을 반값(1만5000달러)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더리움 강세장, 올해에도 이어질까
당장은 비트코인의 영향을 받아 가격이 올랐지만 이더리움 강세장이 올해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입장은 낙관적이다. 당장의 대형 호재는 2월 예정된 미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이더리움 선물 상품 출시다. 지난해 말 CME는 고객들의 강력한 요구에 힘입어 이더리움 선물을 내년 2월 초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 상품은 기관 투자자들을 주요 타깃층으로 하는 만큼, 이더리움에 대한 기관 수요를 늘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메사리 애널리스트 라이언 왓킨스(Ryan Watkins)는 “CME 결정은 기관들이 이더리움 매수에 나선다는 징조”라며 “당초 수요가 없었더라면 CME가 이더리움 상품 출시를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도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에도 진입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이더리움은 올해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론칭된 이더리움 2.0과 디파이, 디앱 등의 성장도 장기적 호재다. 김서준 대표는 “ETH 2.0은 느리지만 꾸준하게 개발 마일스톤을 달성해나가는 중”이라며 “페이즈 제로(Phase 0)에서 스테이킹 목표량을 달성한 것도 이더리움 핵심 커뮤니티의 지지가 굳건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능동적인 금융기관들은 이더리움에 대한 투자와 리서치를 자산 배분 수단뿐만 아니라 금융 시스템 전반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인프라로 인식하고 더욱 공격적으로 테스트를 시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더리움 헤지펀드 다르마(DARMA) 캐피털의 공동창업자 앤드류 키즈(Andrew Keys)는 “2020년 자산으로 주목받은 비트코인에 뒤이어 올해엔 디앱과 디파이 기반인 이더리움이 주역이 될 것”이라며 “올해 2000달러까지 오르리라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