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올해 역사상 최초로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가 승인될 겁니다. 또 비트코인의 가격은 1억원에 도전할 것입니다.”
블록체인 업체 전문 투자사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2021년 암호화폐 시장을 이와 같이 예측했다. 가상자산 시장 최일선에 선 주요 업체 대표들의 새해 비전은 일단 장밋빛이다.
◆ 12살 된 비트코인…사토시 역대 부자 33위 올라
비트코인은 올해로 12살이다. 최고 3만 4800달러를 터치하며 최고가 경신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 시가총액을 넘어섰고, 구글 트렌드에서 비트코인 검색량도 급상승 중이다. 유투데이는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세계 33위 부호에 등극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토시가 살아 있고, 채굴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순자산은 391억 5000만 달러(42조원)에 달한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비트코인. 작년 10월을 기점으로 시작된 랠리가 올해는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가.
◆ 김서준 해시드 대표 “비트코인 매수하는 국가 등장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2021년에도 지속적이고 견고한 비트코인의 상승장”을 예상했다. 지난해 2월부터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장기적으로 보유하기 위해 거래소 밖으로 대량 인출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가려면 거래소에 있는 비트코인이 팔려야 하는데, 매도할 물량이 없는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중순부터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다량으로 매수하면서 이 흐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2021년에도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예상은 “거래 가능한 비트코인은 전체의 22% 뿐”이라는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의 보고서와도 통한다. 그레이스케일 신탁 총액이 지난해 초 20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 200억 달러로 급증한 것도 김 대표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는 “대부분의 자산이 여전히 비트코인에 집중되어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시카고상품거래소가 비트코인 선물거래량에서 기존 암호화폐 선물거래소 강자였던 오케이이엑스를 누르고 1등을 한 것도 “기관들의 진입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뉴스”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등 상장사들의 비트코인 매수도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에 대한 헤징으로 더 큰 유행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비트코인 시총이 늘어남에 따라 올해 리저브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국가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 “비트코인 확산되는 세 가지 시나리오”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의 이준행 대표는 2021년에 비트코인이 확신되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내놨다.
첫째, 가상자산 제도화가 공고화되고 튼튼한 인프라가 등장하면서 제도권 대체투자 자금이 가상자산으로 보다 수월하게 들어온다.
둘째, 개도국들의 정치경제 상황 악화로 가상자산 이용 및 투자 효용이 리스크와 변동성을 상쇄한다.
셋째, 디파이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상품 및 서비스 사용성이 강화되며 가상자산의 사용 저변이 확산된다.
이 대표는 “코인베이스 출신 브라이언 브룩스 미국 통화감독청 의장대행, 헤스터 피어스 SEC(증권거래위원회) 위원, 히스 탈버즈 CFTC(미국상품거래위원회) 의장 등 친 가상자산 인사들이 미국 금융당국의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라며 “2021년에는 ETF 승인 등 월가에서 비트코인 확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르헨티나와 같은 국가 부도, 초인플레이션 경험 국가들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가장 최근의 예로 40%에 가까운 루블화 폭락을 경험한 러시아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2020년 비트코인 사용량은 가상자산 대국인 중국을 앞질렀다.
그는 “분산거래소, 대차상품 등 투자 서비스들의 출시와 사용성 개선은 2020년의 디파이 붐을 이끌었다”며 “앞서 언급한 제도적, 정치경제적 여건의 변화는 전반적인 가상자산 투자심리를 강화해 디파이 상품들의 가격 하방 리스크를 줄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 “기관들 계속 들어오는 이상 비트코인 1억까지 간다”
암호화폐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 주기영 대표 역시 “기관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데이터들이 있는 한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개미들이 몰리면서 가격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김서준 대표가 말한 것처럼 1억원 정도까지 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 대표는 “비트코인을 매도해야 가격이 결정되는데, 현재는 매도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이라며 “온체인 데이터상으로도 양호하고 현재 거래소 비트코인 보유량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래소 비트코인 보유량 증감 추이가 향후 고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