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예언자가 있어요. “지금부터 내가 하는 예언은 틀릴 겁니다”고 예언한 거에요.
1. 정말 틀렸다
예언자의 예언들이 정말 틀려요. 그럼 “내 예언은 틀릴 것”이라는 예언은? 맞은 거죠. 따라서 “예언은 틀린다”는 예언도 틀린 거에요.
2. 예언이 맞았다
예언자의 예언들이 맞아요. 그럼 “내 예언은 틀릴 것”이라는 예언은? 틀린 거죠. 따라서 “예언은 틀린다”는 예언은 맞은 거에요.
예언이 맞은 건지, 틀린 건지.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죠. 맞음과 틀림이 공존하는.
미국의 대형 투자사 구겐하임의 CIO가 지난 수요일 CNBC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도 있고 해서 장 마감후 시장 전망을 얘기한 거죠. 이런저런 말을 하다가 “비트코인이 2만 달러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언(?)해요. 그러면서 “아마 내년까지 최고점 4만2000 달러를 다시 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게 고점이라는 거죠.
상당한 약세 전망이죠. 이 양반이 바로 한 달 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는 “비트코인이 40만 달러 간다”고 했어요.
구겐하임 CIO의 변심 “BTC $2만까지 조정”…지난달에는 $40만 주장
두 예언 모두 시점을 명확하게 밝힌 건 아니에요. 구겐하임이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투자를 결정한 상태라, 이 분 말이 상당히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싸게 사려고 말을 바꾼 건가, 정말 그렇다면 쓰레기죠.
예언 그 자체가 예언이 되는 경우 앞서와 같은 패러독스가 생길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돈을 가지고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가격에 대해 예언하면 반칙이죠.
또 하나. 인플루언서, 유명인, 명망가의 말은 ‘예언의 자기 실현’인 경우가 많아요. 리딩 방이 돈을 버는 이유가 이거에요.
“내가 말씀 드립니다. 지금 숏 치세요. 저도 숏으로 갑니다.” 이러면 원래 그럴 생각이 아닌 사람도 부화뇌동 같이 숏을 쳐요. 세력이 크면 클 수록. 진짜 숏이 불어나요. 그러면 가격이 ‘예언’대로 떨어지죠. 방주는 “거 보세요. 내 말이 맞았죠!” 이래요.
방주 말대로 숏을 쳤는데, 가격이 안떨져서 손해를 봤어요. 방주는 괜찮아요. 원래 돈과 명성이 있으니까, 버틸 수 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뭐하러 손해를 감수하죠?
유튜브 등 SNS를 한 번 끊어보세요. 예언이 맞건, 틀리건 인플루언서는 돈을 벌어요. 남 돈 벌어주는 일 할 필요 없잖아요. 그럼 투자 어떻게 하냐구요?
영상 몇 개 보고, 말발 쎈 사람 얘기 듣고, 그거 따라해서 돈 벌겠다는 생각 자체가 좀…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카더라 듣지 말고, 내 눈으로 확인하고. 엉터리 기사 무시하고, 원문 찾아 직접 읽고.
결론. 내 예언은 내가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