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게임스탑 주가 폭등을 주도한 레딧 커뮤니티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발 가격 펌핑이 암호화폐 시장까지 확산됐다. 도지코인에 이어 리플로 비이성적 활력(irrational exuberance)이 전파되는 모습이다. 집단 펌핑이 가격 변동성을 지나치게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도지코인, WSB발 펌핑의 시작
지난 달 28일, ‘WBS 체어맨’ 필명을 쓰는 트위터가 75만명의 팔로워들에게 ‘도지코인이 1달러를 기록한 적이 있느냐’라고 물으면서 도지코인은 하루만에 980% 폭등했다. 도지코인은 단순 밈(MEME) 코인임에도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 10위 안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튿날 68% 급락했다.
트위터에서 #도지코인아미(#DogecoinArmy)라는 해시 태그가 트렌드에 뜬 이후 도지코인은 다시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달 30일 0.03달러 선을 회복하더니 80% 이상 올랐다. 현재 도지코인은 코인마켓캡 기준 전일 대비 43.58% 급등한 44원에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레딧의 사토시스트리트베츠에만 21만 3000명의 활성 사용자가 있으며 개별 텔레그램 커뮤니티를 비롯해 여러 SNS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펌핑 주동자를 찾기는 어렵다”고 보도했다. 도지코인은 일론 머스크 등 팬층이 두텁기 때문에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 리플, 3년만에 하루 최고폭 상승
리플은 지난 달 30일 3년만에 최고폭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코인데스크는 리플이 이처럼 펌핑한 이유로 지난 달 25일 생성된 텔레그램 커뮤니티 ‘바이앤홀드리플’을 지목했다. 이 커뮤니티는 생성된지 하루만에 20만명의 가입자를 기록했다.
가입자가 최대치를 기록하자 커뮤니티는 비슷한 이름의 ‘펌프리플오피셜’이란 텔레그램 커뮤니티에 가입하도록 링크를 보내며 독려했다. 해당 커뮤니티는 현재 8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리플 펌핑 관련 커뮤니티들이 ‘1일 밤 10시 30분(한국시간) 리플을 펌핑하자’며 단체 행동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 위치한 케네틱 캐피털 창업자 지한 추이는 “기존 크립토 펌핑 그룹들이 WSB식 펌핑을 모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플 팔로워들이 WBS 숏스퀴즈를 따라하고 있다는 것. 이같은 집단 펌핑이 전통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 “커뮤니티발 펌핑, 시장 안 좋은 영향 미친다”
예준녕 디스프레드 공동창업자는 “펌핑만으로 단기간에 코인이 많이 오르는 것은 건전한 시장 발전에 좋지 않다”며 우려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잭 도시 등 인플루언서들이 월스트리트베츠를 옹호하면서 세력들을 자극, 코인들이 급등하다보니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트위터 등 세력의 움직임만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진 것은 시장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예 대표는 “주식에서 코인으로 넘어오면서 리플이나 도지코인처럼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갖고 있는 코인에 펌핑이 집중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합리한 공매도만큼이나, 단순 코인 펌핑도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