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소식에 다른 기관들의 투자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테슬라의 투자는 다른 기관들의 사례와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분석가 리차드 워터스와 에릭 플래트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성격이 마이크로 스트래티지 등의 경우와 다른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현재 대기업들에게 비트코인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금융상품은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어서, 일부 기업만이 여유 자금을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이크로 스트래티지가 처음부터 비트코인 투자를 자사의 주요 사업인 소프트웨어 유통과 연계시켜 추진한 것과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15억달러를 투자한 사례는 다르다고 말했다.
총 자본금이 8000억달러를 넘는 테슬라가 여유 자금의 일부에 불과한 15억달러라는 비교적 적은 금액을 투자한 것은 비트코인 매입과 보유가 회사의 주요 전략이라기보다 오히려 테슬라 브랜드에 새로운 매니아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노린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으로 자사의 자동차를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암호화폐 세계에서 테슬라라는 브랜드의 인기를 치솟게 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 다른 암호화폐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언급이 암호화폐 이용자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FT는 그러나 만약 테슬라가 이러한 전략적 이유에서 비트코인을 매입한 것이라면 그에 따른 위험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암호화폐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무너지면 회사 실적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미국의 불명확한 규제의 틀은 더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FT는 덧봍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