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이번 한 주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페 시장에 다양한 호재들이 이어지며 암호화폐에 대한 전체 금융시장의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진 모습이었다.
주초부터 테슬라가 15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해 장중 4만4000달러를 넘어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게다가 테슬라가 단순한 비트코인 투자가 아니며 향후 자사의 차량 거래에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할 계획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더욱 힘을 얻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소식에 따른 가격 급등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역사적인 첫 거레를 시작한 이더리움 선물에 대한 관심까지 상대적으로 약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트코인은 테슬라발 상승세를 이어가며 4만80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동안 시가총액도 급증해 페이스북에 이어 테슬라까지 제치고 세계 7대 자산으로 부상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소식이 시장을 흔들고 비트코인 가격을 폭등시키자 시장의 관심은 테슬라의 다음 주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몰렸다.
유명 암호화폐 트레이더 맥스 카이저는 글로벌 컴퓨터 기술 기업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이 머스크의 뒤를 이어 비트코인 매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코인게코의 CEO 바비 옹은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가 예상보다 빨리 현실이 됐다면서 다음 투자자는 트위터의 CEO 잭 도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바비 옹은 트위터의 잭 도시 뿐 아니라 페이스북, 알파베스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비트코인 투자 역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류 기관들의 이른바 ‘테슬라 따라하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으로, JP모간 분석팀은 최근 분석 노트에서 주류 기업들의 비트코인 투자에는 무엇보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쟁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비트코인에 대한 작은 비율의 노출에도 기업 포트폴리오의 위험 수준이 급등할 수 있으며, 이는 다른 기업들의 비트코인 투자를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촉발시킨 주요 기관의 암호화폐 수용 열기는 계속 이어졌다. 11일(현지시간)에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중 하나인 뉴욕멜런은행(BNY Mellon)이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이용한 입금과 이체 서비스 등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트위터가 회사 회계자산으로 비트코인 매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테슬라에 이은 또다른 유명 대기업의 비트코인 매수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주요 기관들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 소식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신용카드 대기업 마스터카드가 올해 말부터 가맹점들에게 암호화폐 결제 옵션을 부여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전해지며 더욱 달아올랐다.
그러나 마스터카드의 새로운 결제 이니셔티브가 비트코인을 지원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 특히 비트코인이 아닌 스테이블코인의 지원 가능성이 제기되며 비트코인 가격의 의미있는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테슬라발 강세로 한 주를 시작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일각에서는 주말 전에 5만달러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그러나 가격 상승에 따른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 수요가 일정 가격대에 집중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4만8000달러의 저항이 강해지며 추가 상승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주말을 앞둔 시점 4만7000달러 선에서 횡보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