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번 설은 좀 달랐죠.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고, 5만 달러가 눈앞에 있습니다. 중국의 채굴자들이 물량을 쏟아내지도 않았습니다. 장단기 수급과 5만 달러 이후 시장을 점검해보죠.
# 월가가 주도권을 쥐고 있나?
테슬라 이후 시장의 관심은 월가로 모아졌습니다. 웬만한 카드, 은행,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을 채택하겠다고 커밍아웃(?)을 하고 있으니까요. 어제도 모건스탠리 계열 투자회사 카운터포인트 글로벌이 비트코인 투자를 검토 중이라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카운터포인트 글로벌은 운용 자산이 1500억 달러입니다.
도이체방크도 암호화폐 수탁 업무를 준비 중이라고 하구요. 아크 인베스트먼트도 그레이스케일을 통해서 비트코인을 더 샀다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바잉 파워가 지구 서쪽에서 나오는 것 같죠.
# 설 랠리의 진짜 정체
크립토퀀트 주기영 대표는 생각이 약간 다르군요. 14일 올린 트윗에 이렇게 썼습니다. “현재 매수 파워는 코인베이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5만 달러 돌파가 쉽지는 않겠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이 -45 달러다.”
만약 월가 움직임이 이번 설 랠리를 주도한거라면 코인베스트 프리미엄이 마이너스로 내려가지는 않았겠죠. 코인데스크 등 미국 기반 미디어들도 가격 상승에 대한 분명한 이유는 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설 연휴 중 한국,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바잉 파워를 썼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단기 트레이딩 입장에서는 5만 달러 터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주 대표도 앞서 9일, 11일 올린 트윗에는 거래소로 들어가는 스테이블코인 양을 언급하며 “5만 달러를 곧 보겠다”고 썼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죠.
# 5만 달러 이후
코인텔레그래프는 트레이더 스콧 멜커를 인용, 비트코인이 연속적으로 강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멜커는 4만8200 달러를 지지선으로, 4만9700 달러를 저항선으로 보고 있어요.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합니다.
첫째, 5만 달러 돌파 후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대기 중이던 월가 쪽 매수세가 뒤를 잇는 겁니다.
둘째, 일단 5만 달러를 터치는 하겠지만 깊은 조정이 오는 겁니다. 이 때 조정 폭이 문제죠.
한 가지 단서는 지난 1월 테슬라가 15억 달러 비트코인을 매수한 평균 가격대를 3만5000 달러 대 중후반이라고 해보죠. 여기서 5만 달러까지 대략 25~30% 상승한 겁니다. 따라서 5만 달러 터치 후 조정을 30% 정도로 잡아도 놀랍지는 않을 것 같아요.
월가 투자 은행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인데요. 그 리포트마다 언급하는 가격 변동폭도 30% 정도 입니다.
# 중장기 관점
단기 트레이딩에서 잠깐 눈을 돌려서 중장기적인 요인을 보죠. 비트코인 투자는 월가 입장에서는 여전히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기본 전제는 이거죠. 코로나 팬데믹 방어를 위한 통화 및 재정 확대는 결국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인다. 이걸 어떻게 회피할 것인가.
미국 금융시장에 돈이 얼마나 풀렸는지 보여주는 지표를 한 가지 보여드리죠.
상단 그래프는 정크본드 수익률(금리)이에요. 지난주 4.09%를 기록했습니다. 사상 최저 수준입니다. 작년 3월 정크본드 수익률은 9.2%였어요. 금리가 내려갔다는 것은 채권 값이 올랐다는 뜻입니다. 투자자금이 몰려든거죠. 정크본드는 채권 중에서도 투자가능등급을 받지 못하는 상대적으로 위험한 채권입니다. 이런 채권의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채권시장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1.2%선이에요. 돈이 이렇게 낮은 수익률을 견디지 못하고 ‘위험성이 높은’ 정크본드로도 흘러들어가는 겁니다.
하단 그래프는 미국 중앙은행 연준의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 Fed Rate)에요. 2000년 닷컴버블, 2008년 금유위기 이후 세번째로 최저 수준으로 내려와있습니다.
월가에서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돈, 주식에 투자하는 돈, 안전한 국채에 투자하는 돈은 성격이 다릅니다. 수익률을 아무리 올려준다고해도 국채에 투자하는 돈이 비트코인으로 오지는 않아요.
고민은 합니다. 이렇게 풀린 돈이 어떤 영향울 줄 것인지. 금 가격도 보고, 달러 움직임도 봅니다. 이제는 비트코인 가격도 슬쩍슬쩍 본다는 거에요.
머니 게임의 양상이 바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