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7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1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던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경제 지표도 호조를 나타냈지만, 투자자들은 높아진 밸류에이션과 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0.27포인트(0.29%) 오른 3만1613.02에 마감했다.
반면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6포인트(0.03%) 내린 3931.33에 마쳤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82.00포인트(0.58%) 하락한 1만3965.49로 집계됐다.
전날 1.3%를 뚫고 오른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이날 1.27%대로 레벨을 낮췄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추세적으로 장기 금리가 오를 가능성에 주목했다.
경제 지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가능성을 가리켰다. 미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한 달 전보다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로이터의 집계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소매판매가 1.1% 늘었을 것으로 기대했다.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1.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전년 대비로도 1.7%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높았다.
바이털 널리지의 애덤 크리자풀리 창업자는 보고서에서 “소매 판매 지표는 현재 강한 실적 및 성장,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이야기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면서 “이것은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 압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하락과 지표 호조에도 증시는 뚜렷이 강해지지 못했다. 애플 등 최근 몇 년간 증시 랠리를 주도해 온 대형 기술주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날 1.76% 내렸고 넷플릭스와 페이스북은 각각 1.09%, 0.15% 하락했다.
다코타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패블릭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관련 우려와 밸류에이션 관점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면서 “특히 이런 것들은 기술 관련 기업들과 연관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트 인베스트먼트의 톰 마틴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에 “재정 부양책 등으로 한동안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주가도 더 오를 수 있다”면서도 “금리가 어느 수준에서 주가를 지지할 것이며 어느 수준에서 물가와 이자율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우려를 키울 것인지가 까다로운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매수한 정유사 셰브런과 통신사 버라이즌의 주가는 이날 각각 5.23%, 3.07%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도 주목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당분간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위한 조건이 충족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는 전날보다 0.05% 오른 21.47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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