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 제임스 불러드는 대표적인 매파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시스템은 12개 지역 연방은행의 합의체라고 보면 되는데요.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도 그 중 하나입니다.
여기 총재가 불러드입니다. 2008년부터요. 이번에 재무장관이 된 재닛 옐런만큼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입니다. 지역 연방 은행 총재는 연준의 금리 결정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냅니다. 금리를 올려야 한다, 아니다 내려야 한다, 아니다 좀 두고 보자.
불러드가 매파라고 불리는 이유는 통화정책을 매우 엄격하게, 금리를 인상하는 쪽에, 금리를 내리더라도 조심스럽게 하자는 태도 때문입니다. 연준이 금리를 가지고 조절하려는 것은 물가에요. 지금은 일자리도 그만큼 중요하지만 여하튼 물가가 오르는 것을 막는 것이 연준의 기본 임무입니다.
불러드 입장에서는 연준이 지금처럼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달러를 찍어내는 것이 못마땅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제로금리를 따라가는 겁니다. 문제는 최근 채권시장에서 수익률(금리)이 상승하고, 물가에 대한 불안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거에요. 불러드가 목소리를 낼 타이밍이 온거죠.
이 분이 최근에 CNBC에 출연해서 여러 얘기를 하다가 비트코인에 대해 코멘트를 합니다. 비트코인은 통화라기보다는 금(골드)의 경쟁 상대라는 거에요. 여러 디지털 통화가 있고, 비트코인도 그 중 하나다. 과거 남북전쟁 시절 은행들이 각자 달러를 발행한 적이 있는데, 그 때의 혼란에 비유하면서 말이죠.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으로 커피 사는게 쉽냐는 거죠.
좋습니다. 불러드 말대로 결제 기능은 빛을 잃어가고 있어요. 하지만 불러드도 인정한 것처럼 가치저장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급부상한 것은 사실이에요. 과거 불러드는 “암호화폐가 경제를 교란시킨다는데 동의한다”고 했을 정도로 디지털 자산에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러던 양반이 금과 경쟁한다고 얘기한 건 상당한 태도 전환이죠. 그만큼 중앙은행 관리들이나 시장이 물가에 민감하다는 뜻도 됩니다. 여기에 테슬라가 비트코인 투자로 불을 붙인거죠. 그렇다면 전통적인 가치저장수단, 불안할 때 찾는 자산인 금 가격은 어떨까요?
그림처럼 금 가격(선물)은 작년 말 상승세를 타다가, 올해 들어 두달째 내리막 길을 걷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급등한 것과 정반대죠. 가격 진동 폭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극적입니다.
금 투자도 비트코인만큼이나 디지털화돼 있어요. 금 ETF도 많고, 금 선물 시장도 커요. 클릭 몇 번이면 살 수 있죠. 투자 접근의 편리성 측면에서 금과 비트코인은 이제 차이가 별로 없어요. 그런데 시장은 비트코인 쪽에 더 관심을 보였죠.
게임 양상이 바뀌었습니다. 비트코인은 여러 투자은행과 기업과 심지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대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따라서 금리, 물가, 환율, 주식 등 기존 금융상품 움직임을 살피지 않으면 안 됩니다. 견장 떼고 경쟁하는 겁니다. 당신의 선택은 금? 비트코인? 어느 쪽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