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폴카닷은 인터체인(서로 다른 체인들을 연결해주는 블록체인)을 표방합니다. 이더리움은 (폴카닷 입장에서는) 하나의 파라체인일 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폴카닷은 이더리움까지 포용합니다.”
이건호 라이파이낸스 대표는 폴카닷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 지난 17일 여의도 오투타워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그는 지난 5일 코박, STP 네트워크 등과 함께 손잡고 ‘한국 폴카닷 얼라이언스’를 설립했다.
폴카닷은 최근 리플, 카르다노 등을 제치고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 4위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JP모건, UBS가 고객들을 위해 폴카닷 ETP(상장지수상품)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는 등 기관투자자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 왜 폴카닷인가?
이 대표는 폴카닷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수수료가 너무 비싸고 확장성이 높지 않아 거래 처리가 함들다”고 말했다. 이더리움은 디파이를 비롯해 많은 프로젝트의 기반 네트워크가 되고 있지만, 프로젝트 수가 블록체인의 전부는 아니라는 게 그의 견해다.
이 대표는 폴카닷은 다른 체인과의 연결성을 우선시하고, 이더리움 스마트 계약 등도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폴카닷이 갖고 있는 상호 연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폴카닷에서 다른 체인과의 거래가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 폴카닷 vs. 카르다노 vs. 이더리움
폴카닷은 이더리움, 카르다노 등과 비교된다. 찰스 호스킨슨 카르다노 창시자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더리움은 선두주자로써 얻은 선점효과를 누렸을 뿐, 휠체어에 앉은 96세 가라데 선수”와 같다고 했다. 폴카닷에 대해서 신경 쓰지도 않는다고 무시했다.
이 대표는 폴카닷과 카르다노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2014년 이더리움 출시 이후 많은 스마트 계약 플랫폼이 나왔고, 개념 측면에서는 이더리움보다 훌륭한 후발주자도 많다”며 “플랫폼의 개념보다는 플랫폼을 지지할 홀더, 네트워크, 디앱 등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카르다노가 아무리 혁신적인 플랫폼이라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개발자와 홀더를 보유하고 있는지를 물어보면 역으로 공격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의 가장 중요한 성장점은 상호 개방성, 커뮤니티라고 생각하는데 폴카닷은 이런 측면에서 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들과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폴카닷은 카르다노나 이오스처럼 ‘이더리움 대항마’일까. 이 대표는 “다른 코인들은 ‘타도 이더리움’인 반면, 폴카닷은 ‘포용 이더리움’인 게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이오스는 암호화폐 시장이 활황이었던 지난 2017년, 이더리움의 대항마로 떠오르며 중국 투자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는 점에서 폴카닷과 공통점이 많다. 혹자는 폴카닷을 ‘제2의 이오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대표는 “폴카닷 커뮤니티에서는 이더리움, 카르다노 등 코드 베이스를 통합하는 프로젝트도 많이 개발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더리움 대신 제2의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싶어하는데, 투자자산으로써는 폴카닷이 제2의 이오스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이더리움 대체재로 본다는 점에는 폴카닷과 이오스가 유사하지만, 그 외에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이오스로는 “상품을 개발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 ‘한국 폴카닷 얼라이언스’의 계획
그는 ‘한국 폴카닷 얼라이언스’를 통해 폴카닷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카닷에는 파라체인(병렬형 블록체인), 릴레이체인(폴카닷 네트워크의 구성요소를 연결하는 체인), 브릿지체인(비트코인 등 독립적인 블록체인과 통신할 수 있는 파라체인) 등의 특성이 있다.
폴카닷에서 효율적인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폴카닷 토큰(DOT)을 이용해 파라체인 경매에 참여해야 한다. 폴카닷은 블록 생성 과정부터가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하고, 지분 증명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폴카닷 토큰을 많이 보유할수록 네트워크 결정에 목소리를 낼 확률이 높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폴카닷 토큰을 많이 보유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국내에는 폴카닷 전문 커뮤니티가 존재하지 않아 폴카닷 토큰을 위임받을 수도 없다. 이 대표도 폴카닷 관련 정보가 파편화되어 있고, 개발할 방법도 막막해 처음에는 고생을 했다. 국내 폴카닷 개발자는 100여명에 불과하다.
이 대표는 ‘한국 폴카닷 얼라이언스’를 통해 국내에 폴카닷 기술 전략을 소개하고, 오프라인 행사, 해커톤, 개발자 인력 등도 충원할 생각이다. 한국 폴카닷 홀더들에게 토큰을 위임 받아 활용하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 곳에는 보상을 주는 등을 한국 내에서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그는 “폴카닷에 관심있는 프로젝트들에 폴카닷 생태계에서 쌓은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라이파이낸스, 거래소 서비스 준비 중
이 대표는 교육 스타트업에서 7년 동안 일했다. 지난 2014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해 알게 되면서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2017년 블록체인 업계로 넘어와 컨설팅을 하기 시작했다. 헤데라해시그래프, 알고랜드 등 30개에 달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컨설팅을 담당했다. 지난해 9월 라이파이낸스 대표로 합류했다.
라이파이낸스는 폴카닷 기반 크로스체인 자산 프로토콜이다. 일종의 디파이 애플리케이션이다. 폴카닷 기반 공식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스시스왑과 유니스왑처럼 AMM(자동 마켓 메이킹) 탈중앙화 거래소와 오더북 형태의 거래를 제공하는 중앙화 거래소의 장점을 합친 거래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중 소셜 트레이팅 기능을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