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10일(현지시간) 다소 완화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나타냈다.
*미 근원 소비자물가 예상 하회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비 0.4%, 전년 동기 대비 1.7% 상승해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부합됐다. 이는 1월의 0.3%(월간 상승률)와 1.4%(연 상승률) 보다는 높은 수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2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올라 시장 예상치(+0.2%) 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1.3% 상승, 역시 시장 예상치 1.4%를 밑돌았다.
이날 발표된 노동부 소비자물가 보고서는 미국의 경제 활동이 빨라지기 시작했음에도 기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약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초저금리 정책과 대규모 자산매입이 당분간 계속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돼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로 최근 압박을 받았던 미국 증시도 이날 인플레이션 데이터 발표 후 다우지수를 중심으로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국채 10년물 입찰 결과 무난 평가
관심을 모았던 미국 국채 10년물 입찰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CNBC는 이날 오후 실시된 380억달러 규모 10년 만기 국채 입찰 수요는 적절했다면서 미국의 부채 증가가 국채 시장에 너무 큰 부담을 안겨줘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를 완화시켰다고 보도했다. 응찰률은 2.38로 1년 평균치 2.42보다 약간 낮았다. 10년물 수익률은 국채 입찰 직후인 오후 1시 10분 현재 1.513%로 3bps 후퇴했다. 수익률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냇웨스트 마켓의 글로벌 전략 헤드 존 브릭스는 이날 입찰에 대해 “소프트한 입찰이었지만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 정도로 소프트하지는 않았다”고 CNBC에 말했다.
이날 10년물 국채 입찰은 지난달 국채 7년물 입찰과 대조됐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2주 전 실시된 7년물 입찰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국채 수익률 상승세는 빨라졌고 증시는 압박을 받았었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새로운 가치 저장수단으로 간주되는 비트코인에 긍정적이다. 암호화폐시장에선 기관투자자들의 최근 비트코인 매입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의 하나로 간주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