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미국에서 집이 있는 가정은 주택 자체가 현금인출기(ATM)입니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돼 가고 있죠.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일으키잖아요. 미국에서는 보통 30년 만기. 평범한 직장인이 결혼하고 아기 낳을 때 즈음 모기지를 시작합니다.
아이들 대학 보낼 무렵 리파이낸싱을 한 번 해요. 그 사이 집 값이 올랐고, 모기지 금리도 떨어졌다면 십중팔구 낮은 금리로 갈아 탑니다. 이자를 절약하기도 하지만 아예 대출 규모를 늘려서 목돈을 뽑아냅니다. 그 돈으로 등록금에 보태거나, 자동차 같은 걸 사주죠.
집 값이 오르고, 모기지 금리가 떨어지면 10년, 15년 주기로 돈을 뽑아낼 수 있어요. ATM이 따로 없죠. 이 공식이 처절하게 깨진게 2008년 금융위기입니다. 집 값이 폭락하고, 금리도 올랐으니까요. 여기에 가장이 실직까지 하면 이자를 못갚고, 집은 경매로 넘어갑니다.
미국 정부가, 연준이 기를 쓰고 금리를 떨어뜨리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3%로 상승했습니다. 어제 있었던 30년 만기 국채 입찰 분위가 좋지 않았어요. 주식 시장, 디지털 자산 시장 다 랠리를 벌였는데, 채권 수익률은 일제히 올랐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1조9000억 달러 부양 패키지가 최종 통과됐죠. 미국 각 가정에 1400달러 수표가 배달됩니다. 벌써부터 뭘 살까, 고민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소비가 늘어날 겁니다. 금리가 오르고, 인플레가 돈 가치를 떨어뜨리면 이 수표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업가 한 분을 만났어요. 3년 전에 비트코인에 투자한 분이에요. 주변에서 말렸는데 잃어도 좋다며 결행을 했죠. 코로나로 사업이 어렵지 않냐고 했더니…
작년 추석 때 직원들 떡 값 주려고 비트코인 일부를 팔았답니다. “근데 계좌 열어보고 놀랐잖아. 평가액은 더 커졌어. 분명 팔았는데. 무슨 화수분같기도 하고. 급할 때 빼쓰고 돌아보면 그대로 있어라구. 허허허.”
비트코인이 ATM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