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업비트에 상장된 고머니2가 “초대형 북미 펀드 셀시우스 네트워크로부터 투자를 받았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이후 부실 공시 논란에 휩싸이자 17일 업비트는 고머니2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 애니멀고 “셀시우스 네트워크 투자받았다” 공시
지난 16일 고머니2 발행사 애니멀고는 공시를 통해 셀시우스 네트워크는 “운영자산이 5조 정도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암호화폐 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 다음으로 큰 자산운용사”라고 소개했다. 애니멀고는 셀시우스 네트워크 대표가 이미 과거에 여러 스타트업을 창립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규제를 준수하고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 금융기관의 라이센스를 발급받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니멀고는 셀시우스 네트워크가 고머니2를 매수한 이더스캔 주소를 올리며 현재 핫월렛에 1,578,723GOM2를 매수해 투자했다고 말했다. 콜드월렛에 더 많은 고머니2를 매수한 것으로 추정되나 셀시우스 측이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 추가적으로 기관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공시 내용 근거 없다…연이은 비판
고머니2 공시는 암호화폐 관련 커뮤니티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잘못된 내용과 근거가 없는 사실이 많다는 것. 유명 암호화폐 인플루언서 스존은 셀시우스 네트워크는 투자사가 아닌 중앙화 지갑 서비스 업체라고 말했다. 애니멀고 주장대로 셀시우스 네트워크가 고머니2에 투자를 했다면 맞공시를 해야 되는데, 셀시우스 공식 트위터에는 고머니2 관련 어떠한 언급도 없다.
투자 유치 근거로 제시한 자료가 이더스캔 뿐이라는 것도 빈축을 샀다. 셀시우스에 가입해 해당 지갑에 토큰을 보내면 공시에 나온 이더스캔 내역과 똑같은 트랜잭션이 처리되기 때문이다. 셀시우스 지갑 안에는 고머니2 말고도 102종의 토큰이 들어있다. 셀시우스는 운영, 예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리스팅되는 토큰 중 고머니는 없다.
스존은 “수탁형 월렛으로 자산을 이동시키는 건 팀 물량 중 일부를 커스터디에 보관하는 방식과 유사하다”며 “투자와는 거리가 먼, 단순한 지갑 옮기기 가지고 거짓말로 공시를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존은 업비트 공시 역시 비판했다. 이더스캔 캡처 장면을 보면 1월 9일에 셀시우스 네트워크에 토큰 이동한 게 마지막으로 떠있는데 이는 기공개된 정보이다. 두 달도 더 된 정보를 ‘기공개’라는 표시도 없이 공시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인플루언서 영택은 “고머니2의 공시 전 가격은 35원이었는데 이더스캔에 따르면 1,578,723개를 매수했다고 나와있다. 이를 곱하면 약 550만원”이라며 “5조원 북미펀드에게 5500만원을 투자받았다는 건 전체 자산의 0.0011%에 해당한다. 1억원 가진 사람이 1100원어치 산 셈”이라고 말했다.
타로핀 역시 업비트 고머니2 공시 내용을 비판했다. 그는 “(셀시우스 네트워크에) 이미 100개 이상의 코인이 들어있는 상태이다. 게다가 이건 (셀시우스 네트워크가) 직접 매수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전 선동 때 그랬던 것처럼 제3자가 그냥 지갑으로 전송시켜놓는 수법은 너무 많이 당했다”고 말했다.
◆ 업비트, 고머니2 투자유의종목 지정
업비트 관계자는 블록미디어에 “공시의 진위를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어 기본적인 체크만 하고 프로젝트가 보낸 자료를 그대로 게시한다”며 “이미 공개이나 허위 내용을 공시할 경우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블록미디어는 사실 확인을 위해 애니멀고 측에 이메일을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업비트는 고머니2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거래소는 “고머니2 공시에 대한 근거 자료 및 증거가 부족하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확인했다. 조회 공시를 요구했고, 금주 금요일 오후 12시까지 공시에 관한 증빙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업비트는 만약 프로젝트팀에서 조회 공시에 응하지 않거나 셀시우스 네트워크 측의 적격된 증빙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고머니2의 거래 지원을 중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